되찾은 가족의 웃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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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찾은 가족의 웃음소리
  • 이미정
  • 승인 2000.11.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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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 금산 초등학교 5학년 반 이미정
푸른 나뭇잎이 짙은 녹색빛으로 옷을 갈아입는 초여름 어느날, 우리집에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사건이 생겼다.
 아빠는 힘들게 돈을 벌어 오시는 공공근로자이시다. 덕두원 마을에 살때, 비닐로 만든 집에서 온 가족이 모여 밥을 먹을 땐 정말 행복했다.
 하지만 이리 저리 꽂아서 연결한 전선들 때문에 누전이 일어났고 순식간에 우리 집은 잿더미로 변해 버렸다. 난 그때 아빠의 눈물을 처음 보았다. 우리들이 볼까봐 돌아서서 눈물을 닦고 계셨다. 나의 눈에도 눈물이 핑 돌았다. `어떻게 그런 일이 우리집에서 일어났나.' 하늘을 원망했었다.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너무 낡아서 새로 사달라고 졸랐던 옷, 닳고 닳아서 잘 나오지 않던 크레파스와 물감, 숟가락과 젓가락 같은 볼품없는 물건들까지도….
 내가 등에 메고 있던 책가방만 나의 물건으로 남았다. 당장 잘 곳이 없었다. 동사무소 어른들과 경찰서, 동네 어른들이 급히 먹을 것과 이불을 구해 주셨고 쌀을 지원받기도 했다. 너무나 고마웠지만 한편으로 난 마음이 우울했다. 아빠의 처진 어깨가 더 무거워 보여서….
 지금은 다른 동네로 이사를 왔다. 학교와 조금 멀기는 해도 난 전학을 하지 않았다. 지금도 학교에 가려면 작은 불씨가 삼켜버린 옛날의 우리 집을 지나야 한다. 그 곳을 지날때면 다시 그 때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도 다시 그 불씨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무서움에 난 가끔 몸을 부르르 떨기도 한다.
 오늘이 입동이다. 학교 현관에 걸려있는 `11월은 불조심 강조의 달'이라는 문구가 내 마음에 바늘처럼 꽂힌다. 어쩌면 다른 친구들은 그냥 흘려 버릴지도 모르지만 그런 친구가 있다면 우리 가족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다. 그리고 불조심은 항상 강조해도 부족하는 말과 함께….
 6개월이 지난 지금, 아빠와 나, 오빠도 다시 웃음을 되찾았다. 다시 찾은 웃음 소리가 영원히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에게 편리함을 주는 불꽃이 언제나 다정한 친구로 남도록 해야겠다.

 

 


심사평 :

우수작 `되찾은 가족의 웃음소리'는 구성도 탄탄하고 흐름도 물처럼 자연스러우며 무엇보다 주제가 잘 드러난 매우 잘된 글입니다. 하지만 `내 마음에 바늘처럼 꽂힌다'에서 보여주듯 어른스런 생각과 느낌이 오히려 흠이고,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가족의 생생한 일들을 자세하게 나타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군요.

-차재연선생님<아동문학가>-

 

 


심사평 :

우수작 `되찾은 가족의 웃음소리'는 구성도 탄탄하고 흐름도 물처럼 자연스러우며 무엇보다 주제가 잘 드러난 매우 잘된 글입니다. 하지만 `내 마음에 바늘처럼 꽂힌다'에서 보여주듯 어른스런 생각과 느낌이 오히려 흠이고,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가족의 생생한 일들을 자세하게 나타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군요.

-차재연선생님<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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