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영혼을 가진 아이로 자라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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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영혼을 가진 아이로 자라다오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12.07.2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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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미 학부모 (태백 태서초 6학년 누리반 최연주 어머니)
중학생인 큰 딸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시절, 친정 언니에게 선물 받은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포리스트 카터 저)’이라는 책은 육아로 지친 나의 영혼에 놓아준 ‘링거’ 한 대였다.

연년생인 두 딸을 키우면서 부모로서 아이에게 해주어야 할 경제적인 것들에 마음을 쓰면서도 정작 주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한 나를 이끌어준 책이다.

이 책은 인디언 체로키족의 다섯 살 난 소년이 부모를 잃고 할아버지 할머니와 숲 속에서 생활하며 자연의 이치와 삶의 지혜를 깨달아가는 작가 포리스트 카터의 자전적 소설이다.

체로키족 조부모는, 자연과 더불어 공생하는 삶, 욕심 부리지 않고 이웃과 나누는 삶, 어떻게 사는 것이 아름다운 것인지를 어린 손자가 스스로 깨닫게 교육한다.

할아버지는 필요한 것만 얻어야 한다고 하였다.

쓸 것보다 더 많은 꿀을 저장한 꿀벌은 곰한테도 빼앗기고, 너구리한테도 빼앗기고, 사람에게도 빼앗긴다.

자기가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가지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남의 걸 빼앗고 싶어하고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했다.

할아버지는 자연이 활동하는 봄과 여름에는 사냥을 금하고 가을 겨울에 딱 필요한 것만큼의 사냥을 하라고 가르친다.

할머니는 사람들은 누구나 두 개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하나의 마음은, ‘몸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꾸려가는 마음’이다.

또 하나의 마음은 ‘영혼의 마음’이다.

만일 ‘몸을 꾸려가는 마음’이 욕심을 부리고 타락하면, ‘영혼의 마음’은 점점 줄어들어 밤톨 만한 영혼밖에 남지 않는다.

몸이 죽으면 ‘몸을 꾸려가는 마음’은 함께 죽지만 ‘영혼의 마음’은 그대로 남는다.

그래서 타락한 사람의 영혼은 너무 작아 다시 태어나도 그 작은 영혼만을 가지고 태어나게 되어 세상의 어떤 것도 이해할 수 없다.

‘몸을 꾸려가는 마음’이 그보다 더 커지면 결국에는 ‘영혼의 마음’을 완전히 잃게 되는데 그런 사람은 살아 있어도 죽은 사람이 되고 만다.

놀랍게도 그런 사람은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

체로키족들이 세대를 이어오면서 구전되어 전해온 많은 가르침을 받은 주인공 작은 나무.

자연의 법칙대로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친한 친구 개들마저 잃고 결국 혼자 남게 되면서 이 소설도 끝이 난다.

혼자 이 세상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조부모는 이런 이치(결국은 누구나 혼자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작은 나무가 혼자 살아갈 수 있는 지혜와 감성을 유산으로 남긴 것이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감동받고 가슴이 먹먹해지지만 현실에선 여전히 욕심 많은 평범한 엄마로 돌아온다.

내 아이가 고생 안 하고 공부를 잘했으면 좋겠고, 살림살이 재테크도 잘되었으면 좋겠고, 다이어트에도 성공해 동안 외모도 가지고 싶은 대한민국 엄마이다.

그러나 잠시라도 그 벅찬 감동에 젖을 수 있게 가슴이 느껴준다면 차츰 ‘몸을 꾸려가는 마음’이 줄어들어 ‘영혼의 마음’이 큰 내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럴 때 나의 사랑하는 ‘작은 나무’ 두 그루도 따뜻한 영혼을 가진 아이들로 자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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