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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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 아저씨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12.07.2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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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성 학부모(춘천 신동초 2학년 전효주 어머니)
나는 사랑이 참 서툰 사람이다.

특히나 받는 사랑에 더욱 서툴다.

사랑하는 이에게 부드러운 눈길이나 다정한 말투가 왠지 어색하고 부끄러워 더 냉정하고 더 퉁명스럽게 행동하기도 한다.

나의 이런 점은 다른 이에게 오해를 살 요지가 충분히 있다.

그래도 아이들 키우면서 많이 다듬어지고 부드러워 지기는 했다.

그렇다고 사랑에 서툰, 기본 틀이 바뀐 것은 아니다.

‘황소아저씨’를 읽고, 나는 황소아저씨의 너그럽고 무한한 사랑보다는 작은 생쥐의 용기있는 행동에 더 감동을 받은 것도 나의 이런 성향 때문이라 생각한다.

작은 생쥐에게

작은 생쥐야, 너희 부모님 돌아가시고 얼마나 두려웠니? 어디 하나 의지할 곳도 없고, 날씨는 점점 추워져 밖에 나가 봐야 먹을 것을 구할 수도 없었을 테니 말이다.

동생들은 아직 너무 어려 혼자서는 움직일 수도 없었으므로 더 아득했던 시간을 너무 잘 견디어 냈구나.

이제는 많이 자랐을, 그래도 아직 어린 동생들을 돌보느라 오늘도 무지 바쁘겠네? 동생이 하나도 아니고 넷이나 되니 정말 너무 힘들었겠다.

나는 너의 용기있는 행동에 깜짝 놀랐단다.

외양간을 가로지르기 위해 커다란 황소 등을 타고 가다니! 게다가 커다란 황소 아저씨의 꼬리에 맞았을 때는 생명에 위협까지 느꼈으리라! 그래도 정말 다행인 것은 맘씨 좋은 황소 아저씨가 너의 사정을 듣고는 구유에 남아 있는 음식을 나눠주셨구나.

그 일을 게기로 황소 아저씨와 너와 동생들까지 한 가족이 될 수 있었구나.

세상이 험하고 인정이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온정이 조금이나마 남아 있는 세상이란 걸 황소 아저씨를 통해 알게 되었단다.

너의 작은 동생들, 황소 아저씨 모두 잘 지내고 있지? 추운 겨울을 황소 아저씨와 따뜻하게 보내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이 다 따뜻해진다.

네가 받은 사랑을 다른 이에게도 잘 전달할 거란 생각이 든다.

건강히 잘 지내고.

다음에 또 연락하마.

황소 아저씨 / 글 권정생, 그림 정승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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