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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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어린이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03.05.2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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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선생님(원주 부론초교)
 재잘재잘 짹짹짹짹…. 오늘도 어김 없이 우리 1학년은 시끌벅적이다.

 30년 전 부론의 빨간 지붕 집에서 태어나 이곳에 다시 와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리라곤 생각도 못했었다. 이제 고향 부론에서 고향이 부론인 아이들과 함께 그 시간들을 떠올려 본다. 항상 무언가 많이 담아주고 싶고, 잘해주고 싶은 마음은 가득하지만 많은 시간이 지나도록 잘해준 것이 없어 미안하기만 하다.

 스승의 날도 지난 오늘 한 아이가 카드를 써서 책상 위에 부끄러운 표정을 하며 놓고 간다. 선생님 말씀을 귀기울여 안 듣는다고 야단도 많이 쳤건만 그 카드 안에는 그 동안 내가 한 말들을 기억하며 이젠 잘하겠노라는 글이 적혀 있다.

 언젠가 반 아이들과 실습지에 나가 방울 토마토며 참외며 양배추 등 여러 가지를 심은 적이 있었다. 다른 것은 기른 모종을 심고 호박은 교실 화분에 심었던 것을 솎아서 심었다. 한참 가물어 물이 부족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물은 잘 주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른 채소들은 그 가뭄에도 튼튼하게 자라고 있는데 교실에서 자라던 호박은 며칠 가지 못하고 모두 다 말라죽는 것이었다.

아깝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해서 `그냥 교실에 두었더라면 살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교실에서 매일 물을 흠뻑 먹고 자라는 데 어려움이 없었던 호박은 바깥의 메마르고 힘든 세상에 적응을 하지 못한 것이었다.

시들어 죽어가던 호박을 보면서 나와 함께 하는 아이들은 얼마만큼의 꿈과 얼마만큼의 강함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에게 꿈이 있음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강하고 튼튼한 몸과 마음으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 자신의 노란 꽃을 자랑스럽게 하늘을 향해 피워나가는 그런 해바라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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