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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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인연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12.12.2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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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흥봉 학부모(춘천초 6학년 1반 오규용 아버지)
우리 가족은 가까운 지인의 소개로 올 4월부터 외국인 유학생 멘토링 가족봉사단의 한 일원이 되었다.

이 봉사단을 소개받고 참여를 결심하고는 얼마나 걱정이 되었던지 영어공부를 하고 외국인을 만나는 꿈을 꿀 정도였다.

4월 21일 드디어 가족들에게 유학생 멘티를 선정하는 오리엔테이션이 열렸다.

유학생 프로필을 화면으로 보면서 한 명 한 명 떨리는 마음으로 찬찬히 지켜 보았다.

간단한 소개가 끝나고 멘티의 이름과 가족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우리의 새로운 가족이 탄생하는 것 같아 가슴이 마구 뛰었다.

우리 가족의 차례가 되었을 때는 가슴이 뛰다 못해 시간이 멈추었다.

그리고 우리는 새로운 가족을 맞이했다.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 친해지는 시간을 갖는다며 레크리에이션을 했다.

처음은 서먹서먹하고 부자연스러웠다.

우리 아들도 표현은 하지 않지만 웃음이 사라지고 많이 긴장한 모습이었다.

우리 아들에게 형이 생긴 것이다.

나에게는 동생 같은 아들이 생겼다.

아내에게는 큰아들이 생겼다.

레크리에이션이 끝나면서 정말 실감이 났다.

우리 가족에게 새로운 가족이 생겼구나!

우리 가족의 멘티는 다행스럽게도 한국어를 제법 잘 해서 소통에는 문제가 없었다.

한 70%는 거의 알아듣고 표현했다.

첫 만남이 있은 후 우리는 10여일이 지나고 다시 만났다.

다문화건강페스티벌에 참여해서 체험행사를 하면서 여러 얘기를 나눴다.

하나 하나 알아가고 기억하려고 애를 썼다.

아이도 형이라 부르며 금방 친해진 듯이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그래도 다 큰 아들이라 그런지 다가가기가 쉽지 않았고 멘티도 약간은 경계한다고 할까 그런 느낌이었다.

행사 참여 후에는 붕어섬 밑에 낚시를 하러 갔는데 멘티 유학생은 낚시가 처음이란다.

이것저것 챙겨주고 낚시를 할 수 있도록 했는데 처음 하는 일이 쉬워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새로운 일에 적극적이고 집중하면서 고기를 잡아 보려고 찌를 유심히 살피는 모습이었다.

고기는 많이 잡지 못했지만 삼겹살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5월에는 멘티 유학생이 밤늦게까지 공부한다기에 김밥을 싸서 학교에서 갔다.

잠깐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너무 지쳐 보여 춘천이 내려다 보이는 구봉산 쉼터에서 바람을 쐬었다.

6월에는 춘천자원봉사센터에서 주최한 문배마을 등반도 했고 그날 MBC 방송국에서 하는 별빛축제에도 갔다.

7월에는 영화 관람을 했고 9월에는 봉사센터가 주관한 송편 빚기 체험에도 참가했다.

10월에는 국군의 날 행사가 열리는 중도 선착장에서 에어쇼도 관람했다.

이제 멘티 유학생에게 나와 아내는 반말을 하고 아이는 형에게 장난도 걸고 정말 형을 대하듯이 한다.

자주 만나지 않았지만 여러 경험과 서로 보낸 시간이 쌓여서 서먹함이 없어지고 만나면 친밀감이 느껴진다.

이번에 가족봉사단 평가회가 열렸다.

멘티 유학생들이 한마디씩 했는데 다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감사함을 표현하고 있고 정말 고마워하고 있다는 느낌은 충분히 받을 수 있었다.

그들이 받은 만큼 우리 가족들도 똑같이 감명받았다.

그들의 감사함과 고마움을 나도 나의 멘티 유학생에게 표현하고 싶다.

서로 감사하고 고마워해야 할 것이다.

가족봉사단 봉사는 우리 가족에게 너무도 소중한 시간이었고 앞으로도 더욱 큰 의미의 시간들로 채워질 것이다.

우리 멘티 유학생의 앞날에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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