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배경지식으로 쉬운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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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배경지식으로 쉬운 글쓰기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07.05.31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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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그 실마리의 끝은 어디에...

 .학교란 곳은 일정한 목적 하에 전문직 교사가 집단으로서의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기관이다. 또한, 우리에게는 우정과 꿈과 여러 사회의 모습을 가르치는 조그마한 세상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학교에서 날로 심각해지는 학교 폭력.
학교 폭력 그 실마리의 끝은 어디에 존재하고 있을까? 그 풀지도 못하고, 어떻게 완벽하게 해결하여 피해자를 보살필 수도 없는 이 무시무시한 죄. 어느새 텔레비전에서도 인터넷에서도 너무나도 쉽게 볼 수 있는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몇일 전, 나는 무심코 보았던 뉴스에서 학교폭력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 7명이 동급 여학생을 무려 4시간 동안 폭행한 내용의 기사였는데 그 이유가 나를 더 황당하고 섬뜩하게 만들었다. “친구한테 자기를 숨겨달라고 하고 저희를 속이고 도망칠 생각을 하고 그래서 저희가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서...” 이 여학생의 말은 감정 없는 로봇과도 같지 않을까? 아니, 그 친구를 자신의 소유품으로 생각하고만 있는 것은 아닐까? 강제로 놀게 해놓고 듣지 않는다고 때리는 것은 폭력을 넘어선 학대다. 다른 사람의 인권 따위는 무의미하다는 듯 말하는 그 여학생의 말에서 나는 학교폭력의 무서움을 느꼈다.
(중략)
 우리 사회는 정말로 어둡다. 이런 사건도 내일이면 잊혀질 정도로 사회란 곳은 무섭고 어둡다. 그래서 그 곳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상처받은 수많은 학생들의 영혼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학교폭력 캠페인 물론, 중요하다.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여러 가지의 행사들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학교폭력의 얽히고 섞여 있는 이 실마리의 끝은 우리가 풀어야 한다. 우리가 잘라버려야 한다. 그것은 여태까지 우리가 언어로, 행동으로 쉽게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의 용서를 구하는 길이고, 조금이나마 피해자들의 마음을 달래는 길일 것이다. 학교폭력의 피해자라 불리는 많은 이들. 이제는 그들을 희생자로서 용서를 구해야 할 것이다.


<횡성 성북초교 6 최예솔>

 학교 폭력에 대한 내용을 일반적이면서도 깊이 있게 다룬 글입니다. 여러 가지 배경지식을 사용한 것, 정의 방법, 의문형으로 문제를 제시하는 방법 등으로 미루어 볼 때 글 솜씨가 매우 어른스러운 글입니다. 주변의 도움을 약간은 받지 않았을까 짐작해 봅니다.
 ‘학교란 ~하는 기관이다.’와 같이 사용하고자 하는 낱말의 개념을 풀어서 설명하는 것을 ‘정의’라고 합니다. 글을 쓰다보면 가끔씩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설명하는 글이나 주장하는 글에서 비교적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학교 폭력을 글감으로 다루면서 학교에 대한 정의까지 필요했는지는 좀 더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학교 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문제로 제시하려고 개념 정의, 구체적인 예를 들어 나타내기, 자신의 생각 등을 제시하였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기 전에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문제의 핵심을 소개하는 것은 서론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어른들이 갖는 물질적인 욕심’을 학교 폭력과 관련지어 설명하려고 한 글쓴이는 생각은 글의 주제에서 다소 벗어나는 것 같습니다. 문제 제기가 너무 장황하거나 주제에서 벗어나는 예를 드는 것은 글을 산만하게 만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본론에서 제시한 두 가지 해결 방안은 모두 어른의 입장에서 해결해야 할 것들입니다. 부모가 자녀들을 관심 있게 돌보아 주는 일, 학교에서 폭력 예방 교육을 철저히 하는 것 등이 모두 그러합니다. 이와 함께 아이들이 노력해야 할 일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더라면 훨씬 좋은 글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폭력을 가하는 학생의 입장과, 폭력을 당하는 입장에 있는 학생들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들이 좀 더 자세하게 드러나도록 썼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아쉬움은 결론 부분에서도 나타났습니다. 글쓴이가 제목으로 삼은 것처럼 ‘학교 폭력 그 실마리의 끝’은 무엇입니까? 그 실마리를 우리들이 풀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용서를 구하고 마음을 달래는 일들이 그것이라고 정리하였지만 여전히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 말하는 ‘우리’가 누구인지 분명하지 않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글쓴이는 많은 배경지식과 여러 가지 글쓰기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좋은 조건으로 독자를 고려하여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쓴다면 더욱 훌륭한 글이 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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