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으로 만난 손열음 감독, 이제는 무대 함께 오르는 동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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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으로 만난 손열음 감독, 이제는 무대 함께 오르는 동료”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21.08.0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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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스타 피아니스트 백혜선
◇백혜선 피아니스트와 손열음 피아니스트가 지난달 30일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린 제18회 평창대관령음악제 메인 콘서트 ‘별(Star)'무대에 올랐다.

 

8년만에 평창대관령음악제 찾아
손 감독과 첫 듀오 공연 선보여
"마음에 위안 주는 음악가 되고파"

지난달 30일,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는 클래식 팬들이 주목하는 광경이 펼쳐졌다.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손열음(35) 피아니스트와 그가 동경해 왔다고 밝힌 1세대 스타 피아니스트 백혜선(56)의 첫 듀오 무대가 마련된 것. 백 피아니스트를 의미하는 ‘별(Star)'로 이름 붙인 압도적인 무대는 관객들에게도, 두 음악가에게도 길이길이 남을 공연이 됐다.

이튿날인 31일 음악제 마스터클래스까지 마친 백 피아니스트를 알펜시아에서 만났다.

현존하는 세계 100대 피아니스트이기도 한 그에게도 이번 공연은 뜻 깊었다. 2013년 이후 8년 만에 음악제를 찾는 것이기도 했고, 차이콥스키 콩쿠르 수상자 후배인 손 피아니스트와 함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손열음씨에게서 처음 메일을 받았을 때 놀라 ‘내가 아는 손열음씨 맞냐'고 답장으로 되물었다. 후배들이 너무 잘하고 있기 때문에 과연 내가 같은 무대에 설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함께하게 돼 너무 기뻤다”고 했다. 손 피아니스트는 1997년 초교 5학년 재학 당시 평창 휘닉스파크에서 백 피아니스트의 마스터클래스에도 참여한 적이 있다.

백 피아니스트는 “그가 중학생일 때 박성용 금호문화재단 이사장께서 주선해 만난 적이 있다. 혼자 비행기를 타고 국제콩쿠르에 다닌다는 것에 대단하다고 여겼는데 수줍어서 눈도 못 마주치던 소녀가 이렇게 자라 한 무대에 서게 됐다”며 미소 지었다.

두 사람이 함께 선보인 곡은 코플랜드의 ‘엘 살롱 멕시코', 라벨의 ‘라 발스'였고 마지막으로 나오키 야스다·김미연 타악기 연주자들과 버르토크의 ‘두 대의 피아노와 타악기를 위한 소나타'를 연주했다. 대부분 음악회에서 마지막에 연주되는 굉장히 힘든 곡들이었다.

백 피아니스트는 “버르토크도 피아니스트에게는 악몽인 곡인데 운이 따라 좋은 공연을 했다. 둘 다 너무 힘들어서 앙코르는 생각도 못 했던 것 같다”며 “코플랜드와 버르토크는 내가 제안한 곡이었다. 손씨가 내가 하고 싶다는 걸 다 받아들여줬는데 연습하면서 너무 힘들어 왜 된다고 했는지 소심한 원망도 했다”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가 이날 마스터클래스에서 전하고 싶었던 가치도 궁금했다. 그는 “피아노는 작곡가가 만든 곡을 연주하는 것이기 때문에 작곡가가 어떤 의도로 표현했는지를 심사숙고해야 한다”며 “‘콩나물' 악보가 어떻게 생명력을 가질 수 있을까 늘 생각해야 하고 사람들에게 전달이 돼야 한다. 손 피아니스트의 연주는 그 부분에서 잘하기에 인정받는 것”이라고 밝혔다.

백 피아니스트는 끝으로 “제 나이가 되니까 ‘그동안 정말 받은 게 많고 감사한 일생을 살았다'고 여겨진다”며 “음악은 마음에서 마음이 와닿는 영혼의 언어이기도 하다. 조금 더 성숙해지면서 사람들 마음에 위안을 주는 음악가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평창=이현정기자 together@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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