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충을 이용해 산란하는 벌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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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을 이용해 산란하는 벌의 세계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08.09.0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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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그늘지고 습기 있는 곳이나 잔디밭에서는 여러 종류의 벌이 공사가 한창이다.
수없이 굴을 들락거리며 작은 모래알갱이와 흙을 입을 이용해 파내려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것은 구멍벌과의 홍다리조롱박벌이나 나나니벌이 산란을 위해 굴을 파는 장면이다.
굴이 어느 정도 만들어지고 나면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실베짱이나 어리쌕새기의 유충을 물고 나타나 쏜살같이 굴속으로 사라지는데 이것은 실베짱이나 어리쌕새기 유충에 자신의 알을 낳기 위한 것이다.

밑들이벌의 경우에는 땅에 굴을 파지 않고 죽어 있는 나무 속에서 유충기를 보내는 가위벌류를 찾아내서 긴 산란관을 이용해 가위벌류의 유충에 산란한다.

또한 말총벌의 경우에도 밤나무의 해충인 흰점박이하늘소의 유충에 산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곤충이 아닌 거미를 공격해 거미의 앞다리 한 쌍만을 남겨 놓고 나머지 3쌍의 다리는 모두 잘라 버린 채 산란을 위해 자신의 몸무게보다 무거운 거미를 입에 물고 이동하는 별대모벌을 보고 있으면 종의 보존을 위해 많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힘든 작업을 하고 모습이 애처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대모벌과의 별대모벌, 왕무늬대모벌, 애검정대모벌의 경우 거미를 사냥해 먹이로 이용하지만 산란도 거미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호리병벌과의 호리병벌, 민호리병벌, 점호리병벌 등은 산란을 할 때 나비나 나방류의 유충을 이용해 산란한다.

대모벌류나 구멍벌류는 땅에 굴을 파고 그속에서 산란하지만 호리병벌류는 땅속이 아닌 나뭇가지나 풀줄기에 젖어 있는 부드러운 흙을 물어 와 집을 짓고 산란한다.
집 모양도 각양각색으로 호리병벌의 경우에는 비를 맞지 않는 기울어진 바위나 나무에 긴 타원형으로 흙을 붙여 놓는 식으로 집을 짓고 산란한다.

호리병벌의 경우 이름에서 보듯이 집을 마치 호리병처럼 만든다.

젖은 흙이 햇볕에 마르고 단단해지기 시작하면 나비류의 유충을 잡아와서 산란을 하고 입구를 막아 버린다.

구멍벌의 경우에도 산란이 끝나면 잘 발달된 입을 이용해 작은 모래와 흙으로 입구를 막아버리면 산란도 끝이 나고 이내 그곳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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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필욱 선생님
강원곤충생태연구소
hpw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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