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을 물고 온 제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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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을 물고 온 제비 (하)
  • 이정순
  • 승인 2020.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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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요?”
.”
시현이 엄마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미소가 피어올랐습니다. 점심때가 되자 정말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왔습니다. 시현이 엄마 아빠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예약했던 사람인데요.”
. . 어서 오세요.”
인사를 하다말고 시현이 엄마 아빠는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습니다. 가슴이 뜨끔해지면서 주춤거렸습니다. 손님이 왔다고 반갑기는커녕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부터 앞섰습니다.
사장님 저 알아보시겠어요? 저번에 우리 아이 신발에 제비 똥 묻었다고 성질내고 나갔던 사람입니다.”
. .”
사장님 그때는 제가 아주 생각이 짧았습니다. 그날 기분이 좀 안 좋은 일이 있었는데 아이까지 울고불고 하니 제가 신경이 예민해져서 그만 실수를 했지 뭡니까? 너무너무 죄송해서 사과도 드릴 겸 제비집도 보여줄 겸 제 동창들 데리고 서울에서 강릉까지 내려왔습니다. 저희에게 맛있는 칼국수 맛 좀 보여 주셨으면......”
, 네네. 당연히 드리지요.”
시현이 아빠와 엄마는 웃으며 주문을 받았습니다.
사장님 제가 인터넷에 제가 먹어본 칼국수 중에 제일 맛있는 맛 집이라고 올려놓았더니 서로 따라 오겠다 하지 뭡니까? 그래서 다 함께 내려왔습니다.”
그 손님은 아주 공손하게 말하며 시현이 아빠 손을 덥석 잡기까지 했습니다.
......네네. 고맙습니다. 저희는 다 잊었습니다. 자자 어서 들어오셔서 자리에 앉으세요.”
하지만 함께 온 사람들은 처마 밑에 있는 제비집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 진짜 저 제비 좀 봐. 내가 수십 년 만에 제비 구경을 한다니까.”
어머 저 아기제비 좀 봐. 얼마나 귀엽니. 호호. 아휴 예쁘기도 해라.”
얘들아, 기와집에 제비집 너무 잘 어울리지 않니? 제비집 실컷 구경해.”
많은 손님들은 스마트폰을 꺼내어 제비들의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느라 아주 바빴습니다.
제 친구가 이 집 소개를 너무 잘 해놓아서 정말 어떤 집인지 너무 궁금했어요. 공기도 맑고 기와집도 보고 처마 밑 제비집과 제비들도 구경하고 참 좋네요. 호호.”
요즘 환경오염이 심해서 제비집 보는 거 쉽지 않는데 여기오니 제비집도 보고 옛날 생각이 나요. 우리 어릴 때 제비집 많이 봤었잖아요. 호호.”
어떤 손님들은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묻지도 않은 말들을 주고받으며 깔깔거렸습니다.
시현이네 집은 예전처럼 사람들로 북적이며 아주 바빠졌습니다. 손님들이 줄지어 들어와 시현이 아빠와 엄마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아빠 정말 제비들이 우리 집에 복을 물고 들어왔나 봐요. 인터넷에 우리 집이 맛 집으로 소개도 되고 아주 좋네요.”
, 그래 그렇구나. 그러고 보니 제비들 덕분인가 봐. 허허
시현이도 덩달아 흥분이 되어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엄마 아빠의 환한 얼굴을 보니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빠는 어깨에 힘을 주며 늘 싱글벙글 웃었습니다. 시현이 엄마는 제비집을 없애자고 했던 말이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죄를 지을 뻔 한 것 같아 움찔했습니다.
엄마 아빠 제비는 우리 집이 제일 아늑하고 제일 좋은가 봐요. 제비도 자기가 머물 집은 아무데나 짓지는 않을 테니 말이에요.”
그래, 제비가 정말 고맙구나. 나도 오늘따라 흥부와 놀부 동화가 생각나네. 호호.”
엄마도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습니다.
이 사람아, 그러니 제비집은 함부로 건드리지 않는다고 하는 거야. 집이 없으면 얼마나 제비들이 서글프겠나?”
시현이 아빠는 엄마를 살짝 나무라며 눈을 흘겼습니다.
아 미안 미안해요.”
시현이 엄마는 부끄러운지 얼굴을 감싸며 얼굴을 붉혔습니다. 시현이는 오늘도 여전히 먹이를 열심히 물고와 아기 제비들에게 주는 엄마 제비를 바라보며 지극한 엄마 사랑을 생각했습니다.

 

이정순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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