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 유명 / 하직 / 서거 / 승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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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 유명 / 하직 / 서거 / 승하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09.06.0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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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일생을 가장 간략하게 표현한 것 가운데 ‘생로병사(生老病死)’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일생을 살다 보면 늙고 병들고 결국은 죽게 된다는 이치를 매우 간단하게 정리한 말입니다.

사람이 그렇듯이 자연의 모든 것도 생로병사의 길을 거치게 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생김과 사라짐의 연속입니다.

생김이 있으면 반드시 사라짐도 있게 마련입니다.

사람의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살펴보는 방법으로 ‘죽음’과 관련된 낱말을 살펴보는 것도 나쁘진 않습니다.

사람 이외에 다른 것들이 죽은 것은 그냥 ‘죽은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죽음을 표현하는 낱말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보통 사람의 경우 ‘돌아가시다 / 운명하시다 / 별세하시다’ 등과 같은 표현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사람의 신분에 따라 ‘죽음’을 나타내는 낱말을 달리 사용해 왔습니다.

보통 사람들과 달리 임금이나 신분이 높은 존귀한 사람의 죽음에는 특별한 낱말을 사용해 왔습니다.

1) ㄱ.

임금님이 승하하시다

/ 임금님이 붕어하시다

ㄴ.

대통령이 서거하시다

임금님의 죽음을 일컫는 말에는 승하(昇遐), 붕어(崩御), 빈천(賓天), 용어(龍馭) 등이 있습니다.

1)의 ㄴ에서 사용된 서거(逝去)라는 낱말은 ‘돌아가심’을 나타내는 ‘사거(死去)’라는 낱말의 높임말입니다.

2) ㄱ.

유명(幽明)을 달리하셨다.

ㄴ.

운명(殞命)을 달리하셨다.

‘유명(幽明)’이란 어둠과 밝음, 저승과 이승을 아울러 이르는 말입니다.

‘유명을 달리하다’라는 말은 ‘밝음과 어둠을 달리하다 / 이승과 저승을 달리하다 /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다 / 이 세상 사람에서 저 세상 사람이 되다’ 등과 같은 뜻으로 사용합니다.

‘유명(幽明)을 달리하다’와 같이 ‘운명(殞命)을 달리하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잘못입니다.

‘유명을 달리하다’라는 표현의 영향을 받아 ‘운명을 달리하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운명(運命)’과 ‘운명(殞命)’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잘못 표현하기도 합니다.

4) ㄱ.

‘운명(運命)’을 달리하다

- 그 일로 그 사람의 운명(運命)이 달라졌다.

ㄴ.

‘운명(殞命)’ - 그 사람이 운명하였다

/ 할아버지의 운명을 보지 못했다.

4)의 ㄱ에서 사용된 ‘운명(運命)’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을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을 말합니다.

ㄴ에서 사용된 운명(殞命)은 ‘사람의 목숨이 끊어짐’을 나타내는 낱말입니다.

이 두 낱말은 한자어로 서로 다른 낱말입니다.

이 둘을 잘 구분하여 사용해야 합니다.

신권식 선생님
영월 내성초교
cosmos9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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