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험과 자극 통해 두뇌 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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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경험과 자극 통해 두뇌 발달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09.12.24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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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동안 다양한 경험할 수 있는 기회 만들길 바라
우리가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일상생활을 하면서 바쁜 것 중 하나가 아마 눈이 아닐까요? 누군가 여러분에게 하루만 눈을 감고 세상을 보지 못하도록 한다면 너무 답답해서 미쳐 버릴지도 모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보고 판단하는데 있어 눈처럼 중요한 곳도 없을 테니까요.

그러나 누가 저에게 우리 몸에서 가장 바쁜 곳을 말하라고 한다면 저는 단연코 ‘뇌’라고 이야기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잘 의식하지 못하지만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을 정보로서 받아들이고 처리하고 판단해 적절한 행동이나 조치를 취하도록 명령을 내리는 곳이 바로 뇌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하게 정보를 받아들이는 곳인 눈보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처리해서 행동을 하도록 하는 곳인 뇌가 몇 배나 바쁠 것이 분명하니까요.

실제로 걸어서 학교에 가고, 친구들과 눈을 마주치며 인사를 하고, 선생님이 하는 말을 알아듣고, 웃고, 화내고하는 것 하나하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책을 읽고 하는 모든 활동은 바로 뇌가 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뇌가 있음으로 해서 우리는 외부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해서, 적절하게 반응을 하는 것입니다.

뇌가 반응하는 정보에는 외부 뿐만 아니라, 위장, 간장 등의 내장기관에서 오는 정보가 포함됩니다.

배가 고프면 음식을 먹고, 소변이 마려우면 화장실에 갈 수 있는 것 모두가 뇌의 정보처리 때문에 가능하니까요.

뇌는 이렇게 우리를 외부세계와 연결하기도 하고, 우리 몸 내부 곳곳에서 오는 정보를 연결하는 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뇌에게 있어 정보란 아주 중요한 매개물입니다.

만약 우리가 하루를 굶는다면 당장에 먹을 것을 찾아 두리번거리겠지요.

그럼 뇌에게 정보를 주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독방에 오랫동안 갇힌 죄수들을 예로 들어볼까요.

오랜 기간 독방 생활을 한 죄수는 스스로 환영을 보거나 환청을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혼자밖에 없는 공간에서 친구가 필요한 뇌가 만들어낸 일종의 탈출구라고 하니까 뇌에게 있어서는 정보의 차단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위의 예를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정보가 뇌에게 있어서 중요하다는 것 이외에 뇌를 이해하는데 있어 중요한 사실 하나는 뇌는 새로운 경험과 자극을 통해서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보고 느낄 때, 그리고 새로운 작은 자극을 통해서 우리는 뇌 속에 정보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그 뇌 속 정보망의 발달을 통해서 두뇌가 발달한다는 것이죠.

이는 산골에 새로운 길을 내는 것과 유사합니다.

처음 산에 길을 낸다면 우리는 풀을 밟기도 하고, 나뭇가지들을 옆으로 밀치고, 엉킨 넝쿨을 제거하면서 점점 그 길을 넓혀갈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하나 둘 그 길을 다니기 시작하면 이제 그 길은 오솔길이 되고, 만약 그 길이 등반객을 위한 길로 변한다고 하면 훨씬 더 그 길은 정비되고 넓어질 것입니다.

우리가 하는 하나하나의 경험과 생각, 행동은 마치 산골에 길을 내는 것처럼 우리 뇌 속에 길을 만들어 냅니다.

처음에는 잡목이 우거지고, 넝쿨이 엉겨 다니기 힘들던 뇌 안의 길은 같은 경험과 생각, 행동을 반복하게 되면 점점 길다운 면모를 갖추게 되고, 행동의 패턴이 익숙해지면 그 길은 포장도로처럼 훤하게 뚫리게 됩니다.

이러한 연유로 우리의 뇌는 변화를 좋아합니다.

설령 그것이 작은 변화라 할지라도 그 변화를 통해서 우리의 뇌는 끊임없이 학습을 하고 창조를 하기 때문입니다.

시골의 아이들보다 도시의 아이들이 머리가 영리한 것도 생존경쟁이 치열한 도시의 환경 속에서 시시각각 발생하는 사건의 연속이 우리의 뇌를 더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방학(放學)! 한자의 뜻을 풀이해 본다면 배움을 놓는 기간 정도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지식 전달 위주의 공부를 잠시 놓고 새로운 것을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기간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짧지 않은 방학 기간 반복적인 일상에서 벗어나 많은 것을 경험하는 기회를 만들어 볼 것을 적극 제안합니다.

단순하게 새로운 것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직접 뛰어드는 경험을 해보기 바랍니다.

시골장에 가서 직접 물건도 골라서 사 보기도 하고, 가족들과 찾아간 어느 냇가에 얼어있는 얼음을 깨고 손도 담가보고, 연도 직접 만들어 날려도 보고 하는 활동.

그리고 아름다운 우리의 자연을 둘러보고 느끼는 경험! 그리고 그 밖의 다양한 체험을 통해서 어떻게 세상의 많은 것이 나와 연결되어 있는지를 느끼는 작은 자각이 있는 그러한 방학이기를 고대해 봅니다.

이를 통하여 세상과 교류하고 소통하는 기쁨을 작게나마 느낄 수 있는 감각이 조금이라도 열린다면 훗날 여러분이 다른 사람들과 그리고 우리를 풍요롭게 감싸고 있는 이 자연, 그리고 우리의 삶의 터전인 지구에서 다른 것들과 어울려 사는 삶을 이끌어갈 수 있는 훌륭한 자산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디 새로운 체험과 경험을 통하여 세상을 느끼고, 그리고 여러분의 뇌에게 많은 것을 선물하는 행복한 방학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손준호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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