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 민주시민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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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 민주시민의 자세
  • 송예은
  • 승인 2019.08.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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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를 통한 참여·소통이 핵심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자리잡아야

1999년 요즘처럼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볼거리, 읽을거리도 다양하지 않던 시절,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나의 취미는 당시 일간신문에 `칼라'로 연재되던 <광수생각> 만화를 오려 붙이고 모으는 일이었다. 수집가적인 나의 기질을 제외하고라도 <광수생각>은 당시 대중에게 큰 공감을 얻고 있었고 인기가 많았다. 작가의 재치나 유머를 독창적인 편집 디자인으로 보여줘 만화적인 성격을 개성 있게 드러내면서도 그 말미에 사람과 사회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을 한 줄 글로 남겼는데, 이것이 사람들의 마음에 긴 여운을 주었다.

어릴 적 추억이 자연스럽게 동기가 됐는지 교단에 들어선 첫 해부터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신문 스크랩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점차 자신이 관심 있는 특정 분야의 신문스크랩 수준이 높아지기도 하고 글쓰기 실력이 늘어 가는 것을 보며 보람도 느끼고 했었지만 교사의 욕심으로 아이들을 꾸역꾸역 끌고 가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매주 15줄의 글을 쓰는 것이 학생들의 숙제였고, 어떻게 하면 신문을 바르게 읽고 사회에 관심을 가지며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표현하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줄 아는 활동을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은 교사의 숙제였다.

이에 대한 갈증으로 2년 전, 8명의 동료 교사와 뉴스 리터러시 교과 연구회를 만들고 연구활동을 거쳐 `파.파.고(FAct.FAith.GOing)' 민주시민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뉴스 리터러시 수업 모델을 개발했다. 16개의 프로젝트 수업 사례를 운영하고 공유하는 과정에서 중점을 둔 점은 e-NIE, 각종 SNS, 패들렛, 빅 카인즈, 카드 뉴스, 인포그래픽 등을 활용해 뉴스를 접하고 표현하는 데 있어 학생들의 능동적인 참여와 소통을 우선시하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무척 즐겁게 참여했고 언론인, 미디어 분야로 진로를 희망하기도 했다. 비교적 낯선 교육 분야를 연구하는 교사들의 보람도 있었다.

미국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가 점차 선택과목이나 필수과목으로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되고 있으며 50개의 주 정부마다 다른 형태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학계와 시민단체 등 사회 각계에서 지속적으로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토론해 공동으로 노력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신문과 뉴스를 통해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던 시기를 벗어나 디지털 시대에는 미디어를 통한 참여와 소통이 핵심이다. 미디어를 통한 공감, 표현 그리고 공유는 디지털 시대의 사회적 소통 역량이고,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해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인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광수생각> 독자는 SNS, 동영상 공유 채널을 통해 각종 리액션 영상, 패러디물을 올리고 서로의 감정과 의견을 나눈다. 소셜미디어와 디지털 기기에 친숙하고 습득과 활용이 빠른 요즘 아이들에게는 그 특성과 요구에 맞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 그리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올바른 미디어 콘텐츠를 수용하고 사회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민주시민이 늘어나고 그러한 사회적 풍토가 자리 잡힌 기반에서 더욱 활발히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송예은 영월초교 교사·강원NIE연구소 교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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