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화나게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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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화나게 했어요.
  • 한외숙
  • 승인 2019.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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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엄마에게 대들었어요.
일요일에 엄마가 방 치워라, 공부해라, 게임 그만해라 등 자꾸 잔소리를 하셨어요. 계속 그런 말을 들으니까 너무 화가 나서 저도 모르게 욕하면서 “남의 일에 신경쓰지마.” 이렇게 소리 질렀어요. 엄마가 화를 엄청 내셨는데, 저는 방에서 게임하면서 그냥 있었어요. (초6, 남)

A. 가족끼리도 지켜야 할 예의가 있답니다.
방에서 게임하면서도 마음이 편하진 않았겠죠? 가족 모두가 불편한 일요일을 보냈을 것 같군요. 어렸을 때는 부모님이 항상 같이 있어주기를 바라지만, 점점 그런 끈끈함은 옅어지고 각자의 공간을 필요로 하는 때가 찾아오게 됩니다. 신경 쓰지 말고 내버려 두면 좋겠다고 생각했더라도 ‘방치워라, 공부해라, 게임 그만해라.’ 이런 말들을 잔소리로 표현해 버리면 곤란해요. 잔소리가 뭔지 사전을 살펴봤더니 ‘듣기 싫게 필요 이상 참견하거나 꾸중하는 말, 쓸데없이 자질구레하게 늘어놓는 말’이라고 나오는군요.

엄마 입장에서는 쉬는 날 방에서 게임에만 집중하는 아들을 그냥 내버려두긴 힘들었을 거예요.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잖아요. 또래의 학생들이 대부분 게임하고 웹툰 보는 것을 좋아하지요. 아마도 청소나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예요. 그럼에도 꼭 필요한 덕목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해야 하죠.

아직 어린 자녀가 좋은 생활습관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엄마는 그것을 재촉한 거예요. 부모의 역할 중 하나는 자녀가 바른 생활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교육시켜야 하는 의무가 있거든요. 아이가 싫어하는 것을 강요하는 게 부모로서도 유쾌한 일은 아니에요. 뭐든 적당한 게 필요해요. 게임을 하는 것도 적당히 했더라면 엄마도 화나지 않았을 거예요. 엄마 역시 표현을 적절하게 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여요. 두 사람 모두 마음은 그렇지 않았을 텐데 표현이 서툴러서 이런 일이 벌어졌나 봅니다.

엄마의 행동에 아무리 화가 났더라도 욕하고 소리 지른 것은 반성해야 해요. 남의 일에 신경 쓰지 말라고 했지만, 엄마와 아들은 남이 아니잖아요. 엄마 입장에서 굉장히 속상했을 표현들이예요. 시간이 지나면 사과하기 더 힘들어져요. 그냥 모른 척 슥 넘어간다면 불편한 감정은 계속 남게 될 거예요. 버릇없이 말하고 행동한 부분에 대해서 오늘이 가기 전에 죄송하다고 꼭 말씀드리는 용기 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한외숙 상담팀장 강원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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