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저를 싫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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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 저를 싫어해요"
  • 한외숙
  • 승인 2019.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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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친구들의 말에 충격받았어요.
저는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참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편인데요. 다른 애들끼리 카톡에서 저에 대해 이야기한 걸 봤어요. “한마디로 틀린 말하는 건 아니지만, 말하는 게 재수 없어서 싫다”라는 내용이었어요. 너무 충격 받았어요.(초6, 여)

A. 상대방이 불편하지 않도록 궁리해 봐요
친구들이 나눈 대화를 보고 많이 놀랐겠군요. 나쁜 의도를 가지고 그런 것도 아니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게 더 익숙해서 그랬는데 친구들에게 오해받았다는 기분이 들었겠네요. 말을 할 때 내용과 요령 중 어느 게 더 중요한지 생각해 볼까요. 예를 들어 친구가 그림을 그리면서 “이거 어때?”라고 물어본다면 어떻게 대답할까요? 나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니 솔직하게 소감을 전달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이런저런 것들이 좋고 나쁘고 전체적으로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하게 되겠죠. 다행히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긍정적이라면 어떻게 말하더라도 기분 나쁘지 않을 거예요. 그러나 내가 봤을 때 친구의 그림이 영 마음에 안 들고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밖에 안 된다고 느껴졌을 때는 어쩌죠? 솔직하게 말을 다하면 상처받을 게 뻔한데...

‘틀린 말도 아닌데 뭐 어때?’라는 심정으로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건 의도치 않게 상대방을 화나게 할 수 있어요. 솔직하게 말하라고 해서 솔직하게 말한 것뿐인데 억울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말은 겉으로 드러난 것뿐 아니라 그 속에 숨은 의도가 있거든요. 그림을 보여주며 어떠냐고 물어보는 친구는 냉철한 평가보다 잘 그렸다는 반응이나 이전보다 나아졌다는 격려를 원했을 거예요. 숨은 의도까지 파악해서 이야기해 준다면 본인을, 말이 통하는 사람으로 보여지겠지요.

그럼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죠? “무조건 아부하듯이 말하라는 뜻이에요? 똑바로 말해줘야 고쳐야 할 건 고치고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잖아요.” 이 말도 틀렸다고 할 수는 없어요. 아부하듯이 좋게만 포장하라는 말이 아니에요. 부정적인 내용이라면 전달할 때 좀 부드럽게 완화시켜서 말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표현이 있어요. 같은 말도 상대방 입장을 고려해서 듣기 좋게 말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거예요.

정리하자면, 말을 하는 데 내용과 요령 둘 다 중요해요. 내용 없이 하는 말은 소음일 뿐이고, 요령 없이 말하면 오해를 낳기 쉬워요. 지금 학생은 ‘난 직설적으로 말하는 사람이야’라며 친구들에게 너무 요령 없이 말했던 것일 수 있어요. 친구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다면 같은 말이라도 어떻게 전달하면 부드러울 수 있는지 신경 써야 해요. 주변 친구들이 말하는 모습을 관찰해 볼까요? 어떻게 하는 것이 솔직하면서도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을 수 있는지 궁리해 봅시다.
한외숙 상담팀장 강원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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