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층 학교 건물에서 일어난 서른 가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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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층 학교 건물에서 일어난 서른 가지 이야기
  • 허남정
  • 승인 2018.08.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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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싸이드 학교 별난 아이들
2학기가 시작됐네요.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 친구들 모두 건강히 지냈나요?
오랜만에 학교에 가려니 낯설고 긴장된 마음이 들 수도 있겠지만 지금 소개하는 ‘웨이싸이드 학교 별난 아이들’을 만나본다면 학교 가는 발걸음이 조금 가벼워질 수도 있을 거예요.
웨이싸이드 학교는 실수로 잘못 지어진 학교랍니다. 원래는 일 층 건물에 교실 서른 개를 나란히 지을 계획이었는데 다 지어놓고 보니, 한 층에 교실이 하나씩 있는 삼십 층 건물이 되어 있었죠. 학교를 만든 사람은 미안해서 어쩔 줄 몰랐지만, 학생들은 오히려 좋아했어요. 운동장이 엄청 넓어졌으니까요.
웨이싸이드 학교 삼십 층에서 일어난 서른 가지 이야기! 고프 선생님, 주얼스 선생님, 조, 셰리, 도드, 비비, 캘빈, 마이런, 머리시아, 폴.
누구부터 먼저 소개할지 고민이 좀 되는 걸요. 숫자를 셀 줄 모르는 조, 하지만 신기하게도 물건이 몇 개인지는 항상 맞히죠. 우등생 존은 거꾸로 된 글씨밖에 못 읽는다네요. 항상 웃고 다니는 디제이, 왜 웃는지는 아무도 모른답니다. 게다가 담임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졸거나 창밖만 보는 셰리를 모범생이라고 생각한다나요.
많은 등장인물 가운데 데미언이라는 남자아이가 유난히 마음속에 남아있어요. 데미언은 교실에서 영화를 보는 날, 주얼스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운동장에 있는 루이스 선생님에게 가서 같이 영화를 보고 싶으신지 여쭤보고 오는 일을 맡게 되었어요.
단번에 끝날 수도 있는 일이었겠지만 두 선생님의 질문과 답을 전하느라 무려 네 번씩이나 층계를 오르락내리락∼ 결국, 그러는 동안 영화는 끝이 나버렸고 영화에 대한 글을 쓰는 시간에는 연필까지 찾을 수가 없어서 곤란을 겪어야 했답니다.
루이스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와 건네주신 연필에 이름을 쓰느라 또다시 애를 써야만 했던 루이스, 하루 종일 힘들었을 루이스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 읽었던 글을 자꾸만 읽게 되는 것 같아요.

‘연필은 마치 눈동자가 까맣고 눈망울이 담갈색인 데미언의 눈과 같아. 눈은 이 세상 모든 것을 볼 수 있지. 그 눈만 빼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은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는 소중한 경험이에요. 책은 누군가가 조곤조곤 들려주는 이야기, 아무리 시끄러운 곳에 있어도 책은 우리를 조용한 곳으로 데려다주지요. 세상에 있는 크고 작은 비밀들을 알려주기에도 책만 한 건 없는 것 같아요.
이 책을 읽고 나면 같은 반 친구들의 모습이 달리 보일지 몰라요. 이미 다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전혀 다른 면을 보게 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거든요. 벗겨도 벗겨도 새로 나오는 양파 껍질처럼…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 작은 일에도 수많은 사연이 숨어있죠.
‘자브스’라는 선생님은 없어. 십구 층도 없고. 열아홉 번째 이야기도 없지. 미안.
이 세상 가장 기상천외한 학교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이야기,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날카롭지만 들뜨지 않는 이야기들이 이 책 속에 가득하답니다.
허남정 해님또래 지역아동센터 독서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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