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으로 읽어 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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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으로 읽어 낸 책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10.09.0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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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화 학부모(춘천 천전초교 6-1 백훈 어머니)
나에겐 6학년짜리 아들이 있다.

책 읽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해마다 뚜렷한 방법 없이 6년이란 시간을 흘려보냈다.

다음부터 하면서 미루어 왔던 생각이 아쉬움만 남긴 채 어느덧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있다.

여름방학이 며칠 지난 어느 날, 아들에게 책을 한권씩 읽을 때마다 1,000원씩 주겠노라고 농담 삼아 얘길 했다.

마음속으로는 2,000원으로 할까 3,000천 원으로 할까를 고민하다가 내뱉은 말이다.

요즘 아이들에게 1,000원이 먹힐 리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들은 “진짜죠? 1,000원 주시는 거죠?”하면서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아들은 연달아 청소부밥, 배려, 용기, 화해 등의 책을 읽어냈다.

그 책 속의 지혜와 감동을 내게 전해주며 해맑게 웃는 아들에게서 많은 것을 느꼈다.

돈으로 책읽기를 권했던 것이 조금은 부끄러웠지만 엄마의 마음을 순수하게 받아들여 준 아들이 고맙기만 하다.

비록 1,000원을 받기위해 읽어 낸 책이지만 그 이상의 감동을 아들과 난 분명히 받았다.

아들은 책속에서 받았고 나는 아들이 전해준 아들의 말과 표정 속에서 고스란히 받았다.

“아들아, 고맙다! 그리고 사랑한다” 네가 엄마에게 전해준 감동은 1,000원 그 이상의 것이란다.

“배려란 남의 입장이 되어 남을 먼저 생각하는 거예요” 라고 조잘대던 너의 목소리 또한 영원히 엄마의 가슴에 간직 하마.

이제 찬바람이 불면 아들은 초등학교 시절의 끝자락에 있게 된다.

설령 많은 책을 읽지 못했다 하더라도 한 권에 얽힌 값진 감동을 평생 잊지 않길 바란다.

또한 아들의 남은 초등학교 시절, 좋은 책과 늘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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