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를 즐겁게 할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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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를 즐겁게 할 방법은?
  • 허남정
  • 승인 2018.10.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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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힘내세요!
이 세상 모든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살아오신 시간만큼 진귀한 이야기보따리를 품고 계신 특별한 분들이랍니다.
아기고양이 핀두스와 외로운 페테르손 할아버지는 세상에서 둘도 없는 단짝이에요. 페테르손 할아버지는 못하는 게 없어요. 핀두스는 안 쳐보는 장난이 없고요.
예기치 않은 어려움이 닥칠 때도 있지만 둘은 어떻게 해서든 살아가요.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직접 만들어내는 할아버지는 생일 케이크도 구울 줄 알고, 불꽃놀이도 할 줄 알고, 엄청 큰 창꼬치도 낚을 수 있고, 세상에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근사한 크리스마스트리도 마련하지요.
하지만 이런 할아버지도 가끔 아주 가끔은 그냥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앉아 있고 싶은 날이 있대요.
그냥 멍하니… ‘의자에서 버둥대고 꼬리를 깨물지 않나, 탁자 위로 기어올라 커피를 마시지 않나, 각설탕을 밑으로 던지고 그걸 잡겠다고 뛰어내리질 않나, 그러더니 소파 위에 올라갔다가 다시 탁자 위로 건너가는 거야.’
한시도 가만 있질 못하는 아기고양이, 우울해하는 할아버지를 그냥 보고만 있을 핀두스가 아니죠. 할아버지를 즐겁게 할 좋은 방법을 찾던 핀두스, 곰곰이 생각한 끝에 낚시를 가자고 제안해요.
할아버지가 얼마나 낚시를 좋아하시는지 잘 알고 있으니까요.
한번 마음먹으면 꼭 해내고야 마는 핀두스, 온갖 방법(부엌 바닥에서 노를 저으며 낚시질을 해 보이기도, 광으로 달려가 박제된 황어를 꺼내오기도, 커다란 통나무 아래 발이 낀 척 연기를 하기도)을 동원해 결국 할아버지와 낚싯대를 챙겨 호수까지 가죠.
누구든 책을 읽다 보면 핀두스한테 반하지 않고는 못 배길 거예요. 게다가 할아버지가 목공일을 하는 광에는 온갖 잡동사니들이 많답니다. 곳곳에 숨어 있는 익살맞은 캐릭터들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요.
우여곡절 끝에 핀두스와 페테르손 할아버지를 따라 바깥으로 나온 독자들은 자연의 풍경에 다시 한번 마음을 빼앗기게 되지요.
가을의 정취를 고스란히 담아 놓은 장면은 한 편의 명화를 보는 듯해요. ‘들리는 거라곤 보트에 찰싹거리는 물소리뿐. 호수도 하늘도 잿빛이었고, 주위는 검은 숲이 에워싸고 있었지. 황금빛 낙엽들은 이미 떨어졌고, 여름의 초록색들도 가을의 갈색인지 초록색인지 회색인지 모를 색으로 바뀌었어. 하지만 축축한 공기 때문에 색들이 무척 빛나 보였지. 순간 할아버지는 여름의 초록보다 지금이 훨씬 더 아름답다고 느껴졌어.’
우리 친구들도 할아버지 할머니께 이야기 한 자락 부탁드려보세요.
허남정 해님또래 지역아동센터 독서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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