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지팡이 몸의 감각 확장시켜 주는 역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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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지팡이 몸의 감각 확장시켜 주는 역할 해
  • 박만석
  • 승인 2018.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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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생활을 위한 중요한 도구 흰지팡이
시각 장애인 외의 흰지팡이 사용 안 돼
1972년 도로교통법 흰지팡이 규정 마련

오는 10월15일은 흰지팡이의 날입니다.
1980년에 세계시각장애인협회가 10월15일을 ‘흰지팡이의 날’로 공식 제정하여 각국에 선포하였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이 보행을 할 때 보조도구로 지팡이를 사용한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현재는 ‘흰지팡이’라고 법에 명시하고 지체장애나 노인이 사용하는 지팡이와는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흰지팡이’는 오직 시각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으며 시각장애인 외의 사람은 ‘흰색 지팡이’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72년 도로교통법에 흰지팡이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였으며 현재 도로교통법 제11조 2항(어린이 등에 대한 보호)에서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에 준하는 사람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보호자는 그 사람이 도로를 보행할 때에는 흰색 지팡이를 갖고 다니도록 하거나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 길을 안내하는 개로서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개(이하 ‘장애인보조견’이라 한다)를 동반하도록 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운전자의 의무를 명시하는 제49조에서는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흰색 지팡이를 가지거나 장애인보조견을 동반하는 등의 조치를 하고 도로를 횡단하고 있는 경우”는 일시 정지하도록 법으로 규정하여 시각장애인에게는 흰지팡이 소지의 의무와 운전자에게는 주의의 의무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으로 명시하고 있는 것과 더불어 ‘흰지팡이’가 중요한 것은 시각장애인의 독립적 생활을 위해 가장 중요한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시각의 장애로 인하여 보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시각장애인에게 있어 흰지팡이는 독립적으로 보행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보조도구가 됩니다.
흰지팡이가 몸보다 먼저 앞에 놓이게 되므로 앞에 있는 도로의 상황, 장애물의 위치나 구조를 흰지팡이로 탐색하여 시각장애인들이 예측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지요. 이것은 흰지팡이가 일종의 몸의 감각을 확장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혹시 길에서 흰지팡이를 사용하는 성인이나 학생을 본 적이 있나요? 본 학생도, 보지 못한 학생도 있을 것입니다.
시각장애인들에게 있어 흰지팡이는 독립생활을 위해 중요한 도구이지만 사용을 꺼려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 이유는 흰지팡이를 사용하면 자신이 시각장애인임을 바로 드러내 보이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시각장애를 가진 친구가 많은데 그 친구들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을 종종 발견합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그 친구들이 흰지팡이를 사용하는 데 불편한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은 주위 사람들의 부정적 시선 때문입니다.
우리가 안경을 쓰는 사람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잘 보이지 않는 사람은 안경이라는 도구를 통해 세상을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안경’이라는 것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안경을 쓴 사람과 안 쓴 사람은 전혀 다른 시선을 받지 않습니다. ‘흰지팡이’도 이와 같습니다. 흰지팡이를 가지고 걷는 사람과 흰지팡이 없이 걷는 사람은 다른 것이 없습니다.
안경처럼 그저 생활의 불편을 개선해주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기에 전혀 다른 시선을 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10월15일 흰지팡이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의 시선이 조금 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박만석 성덕초 특수교육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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