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부르면 즐거운 노래
상태바
언제든 부르면 즐거운 노래
  • 한승모
  • 승인 2018.11.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침에 불러서 더 즐겁고 설레인 노래
1년간 부를 노래 정해 놓으면 재미없어

노래는 언제 불러도 참 즐겁습니다.
음악시간에도 노래를 부르지만, 놀면서도 노래하고, 집에 가는 시간에도 노래를 합니다. 아침에 하루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부르는 노래는 기분을 참 좋게 만듭니다.
“선생님∼ 오늘은 다른 노래 불러요.”
1년간 매주 부를 노래를 미리 정해두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노래를 꾸준히 모으고 정리해서 악보집을 만들었습니다. 내 생각과 다르게 어떤 친구들은 이번 주 노래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기도 합니다. 그럴 때에는 과감하게 아이들 의견을 듣는 게 낫습니다.
“아! 그럴까? 그래∼! 무슨 노래 부르면 좋을까?”
“강아지 똥이요.”
평소에 노래에 대해 의견을 많이 말하지 않던 유찬이가 대뜸 크게 말합니다.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어깨도 덩실덩실 춤도 출 정도로 흥이 많은 유찬이입니다. 특별히 이 노래가 오늘 생각이 난 거지요. 알겠다고 대답하고 다같이 노래를 부릅니다.

나는 조그만 똥이지만 강아지 똥이지만
흰둥이가 누고 간 강아지 똥이지만
소달구지 지나가는 골목길, 담 밑 구석자리에 놓이 못생긴 똥이지만
내게도 무엇 하나 쓸모 있는 게 있다는 걸
나 같은 강아지 똥도 쓰일 데가 있다는 걸(뒤 생략)

“아! 좋다. 유찬이도 좋았어요?”
“네! 선생님 또 불러요.” 보아하니 아침 수업시간을 노래로 그냥 흘려보내자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들 참 좋아하니 한 번 더 부르기로 합니다.
“얘들아 유찬이가 이리도 좋아하네! 유찬아∼ ‘나는’을 ‘유찬’으로 바꿔 부르는 거 어때?”
“오! 좋아요!”
유찬이가 흔쾌히 대답해 줍니다. 다 같이 유찬으로 바꿔 부릅니다.

유찬 조그만 똥이지만, 강아지 똥이지만 (중간 생략)
유찬에게도 무엇 하나 쓸모 있는 게 있다는 걸 유찬 같은 강아지 똥도 (뒤 생략)

유찬이도 아주 신나고 다른 친구들도 다 신이 났습니다. 아침에 부르는 노래는 이렇게 아이들에게 새로운 기분을 들게 합니다. 그러고 보니 1년에 부를 곡을 다 정해 놓지 말아야겠습니다.
1년간 부를 40여곡의 노래가 정해져 있는 게 오히려 재미가 없습니다.
어떤 노래를 부를지 함께 정하는 빈칸도 종종 넣고, 가끔은 물음표나 초성만 넣어서 우리 아이들이 노래에 대해 더 궁금하게 해야겠습니다. 아침에 부르는 노래를 더 즐겁고 설레며 만날 수 있게 해야지요. 그만큼 좋으니까요.
강원도교육연구원 학습연구년 파견교사 한승모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