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의 추억을 떠올려보세요”
상태바
“할머니와의 추억을 떠올려보세요”
  • 허남정
  • 승인 2018.11.2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바로 옛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바바야가 할머니’입니다.
원래 마녀 바바야가는 러시아의 전설적 인물인데 경우에 따라 사람을 해치기도 하지만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특징이랍니다.
미국에서 태어난 작가 패트리샤 폴라코는 러시아에서 건너온 부모님에게 옛이야기를 자주 들으면서 자랐다고 해요. 이렇게 옛이야기를 다시 지어내서 더욱 풍성하고 신비롭게 하는 힘도 그때 길러진 것 같아요.
마녀는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수군거릴수록 더욱더 외로워졌어요. 어쩌면 우리가 두려워하는 존재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겁이 많고 순하고 어수룩할지 몰라요.
어떻게 하면 쓸쓸함을 떨쳐버릴 수 있을까? 고민 끝에 마을로 찾아가게 된 바바야가. 자신도 마을의 할머니들처럼 손자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거든요.

손톱을 자르고 머리도 빗고 스카프로 뾰족한 귀를 가리고 찾아간 곳은 바로 빅터의 집. 숨기고 가렸지만, 마녀인 걸 들킬까 봐 읽어주는 내내 마음 졸였어요. 이야기를 듣는 친구들도 마찬가지였고요. 몇 번이나 보고 들은 이야기인데도 읽어줄 때마다 들을 때마다 새로운 마음이 일렁이는 게 참 신기해요.
다행히 형편이 어려운 빅터라는 아이를 돌보게 된 바바야가. 빅터의 엄마 나타샤는 돈을 줄 수 없다는 사실에 미안해했지요. 하지만 바바야가에게 그런 것 따위는 아무 문제 되지 않았어요. 그토록 바라고 바라던 일을 하게 되었으니까요. 게다가 잠자리와 먹을 것까지 걱정 없게 되었으니 고마움은 더 컸지요.
외롭고 낯선 마을에서 가족도 없이 지낼 생각을 하던 바바야가에게 피터는 그야말로 크나큰 축복이었어요.
바바야가는 너무나도 행복했어요.
아침에 나타샤가 일하러 나가면 빅터와 함께 집안청소를 하고 집안일을 다 마치면 빅터를 숲으로 데리고 나갔지요.
숲이야말로 바바야가가 가장 잘 알고 있는 곳이었으니까요.
바바야가는 빅터를 무릎에 앉히고 사랑 가득한 얼굴로 위대한 숲의 온갖 신기한 이야기와 전설을 들려주었답니다. 그 어느 할머니와 손자 못지않게 다정스러운 모습이었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어요.
빅터가 마을 할머니들에게 잔인한 마녀 바바야가 이야기를 들은 후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되자 하는 수 없이 바바야가는 숲으로 돌아가게 되지요. 이대로 바바야가 할머니는 빅터와 헤어지는 걸까요? 바바야가 할머니는 오두막을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해요.
하지만 그 후로도 오랫동안 빅터는 거의 매일 숲으로 나가 할머니와의 추억을 떠올렸지요. 이야기가 여기서 끝났을까요? 그럼 마음이 아파 겨울이 더 춥게 느껴지겠지요 벽난로처럼 환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다가오는 겨울을 너끈히 이기게 할 거예요.
꼭 책을 찾아 끝까지 읽어보길 바라요. 뜬소문이나 겉모습이 아닌, 진실한 사람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은 덤으로 생길 거예요.
허남정 해님또래 지역아동센터 독서 강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