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간의 에피소드 노래와 연극으로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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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간의 에피소드 노래와 연극으로 만들어
  • 김수정교사
  • 승인 2018.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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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오케스트라 잔치 무대에 서기 위해 우리 어린이들이 새로운 노래를 만들었다.
지난 6월 학교 뒷산에서 내려 온 야생개를 주제로 개를 붙잡은 상황을 이야기 나누며 노래로 탄생시켰다.

노래1 산개
산개가 타닥타닥/ 학교를 내려다본다./ 우우웅 활활
나도 산을 보며 개처럼 짖는다/ 우우웅 활활
개/ 무서운 개/ 치타 같이 뛰는 개
잡아야 된다 잡아야 된다/ 영차 영차

아이들이 나섰다. 개가 내려오는 산 밑에 구덩이를 팠다. 파고 또 파고, 비 오는 날은 2인 1조로 앞에서 삽질하고 뒤에서 우산 씌워주며 팠다.
한 달 가까이 파낸 구덩이에 드럼통을 묻고 드럼통 바닥에 고기 그물 깔고 솔잎으로 함정 위를 덮고 먹이를 놓아두었다. 고양이가 두 번 빠졌다. 개는 안 빠졌다.
나중에는 ‘꼭 구출해주세요’ ‘TV 동물 농장 광팬이에요’ 이러며 방송국에 편지를 보냈고, 방송국 개 전문가들과 함께 방학 내내 쫓아다녔다. 방학 끝나고 일주일 뒤에 갑자기 개가 잡혔다.

노래2 개 잡았다(가사 생략)
붙잡은 개는 학교에서 키우기로 했다. 5일 동안 개 훈련소에 가서 종합 진찰을 받고 훈련을 받은 뒤 다시 학교로 왔다. 전교생이 한자리에 모여 개 이름을 지었다.
개 이름을 뭘로 할까. 산에서 왔으니까 ‘산이’, 털 색깔이 붉은 노을빛이니까 ‘노을이’, 바람처럼 빠르니까 ‘바람이’로 하자는 말이 나왔다. 투표 결과 ‘바람이’가 되었다.
이날부터 바람이는 우리 학교 개가 되었다. 개 당번 아이들은 셋이 한 조가 되어 같이 다닌다. 개 목줄을 쥔 아이가 앞서 나가면 삽을 어깨에 둘러멘 다른 아이가 뒤를 따른다. 사람, 개, 사람, 이렇게 셋이 산책을 가다가 개가 쪼그려 앉으면 앞에 선 아이가 걸음을 멈추고, 뒤에 아이가 와서 똥 다 누기를 기다렸다가 치우는 것이다.

노래3 바람이 똥(가사 생략)
다 해결했는데 구덩이가 문제다. 개 붙잡는다고 웃통 벗고 판 구덩인데, 이젠 쓸모가 없어졌다. 원래대로 메워놓아야 하는데, 힘들게 판 걸 그냥 메우려니 허무했다. 구덩이 판 김에 뭐라도 하자 싶다. 나무를 심기로 했다. 굶고 다니는 개를 도와준 것, 서로 힘 모아 일 해낸 것을 기념하는 뜻을 품은 나무로. 여러 나무 중에서 감꽃 피는 나무를 심기로 했다. 이렇게 뮤지컬이 만들어졌다.
바람대로 우리 어린이들은 춘천교육대학교에서 열린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에 참여했다.
작은학교이기에 가능한 활동들이 우리 어린이들을 행복하게 한다.
상평초 김수정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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