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잡아먹은 금강산 호랑이를 잡으러 나선 유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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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잡아먹은 금강산 호랑이를 잡으러 나선 유복이
  • 허남정
  • 승인 2018.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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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작가 정승각 선생님은 무려 17년 동안이나 ‘금강산 호랑이’를 가슴에 품고 작업하셨다고 해요.
판형도 크고 그림도 한눈에 들어와서 여럿이 함께 감상하기에 좋은 그림책, 언젠가 남북 어린이가 한자리에서 이야기를 즐길 날도 오겠지요.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유복이, 어머니께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유를 들은 유복이는 금강산으로 호랑이를 잡으러 떠나게 되지요.
아버지는 글쎄, 마을 사람들을 열 명이나 잡아먹은 호랑이를 없애야겠다고 금강산으로 갔다가 돌아오지 못했다지 뭐에요.
투박하면서도 힘 있는 그림은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강인한 기운을 전해줍니다.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열심히 훈련한 유복이, 산꼭대기를 달려 올라가고, 커다란 바위를 굴려보고, 키도 크고 팔다리에 힘이 올라 활쏘기도 잘 했지요. 어디 한 군데 몸에 상처가 나지 않을 정도였다니 정말 대단하지요. 매이고도 험한 어머니의 시험을 모두 통과한 유복이, 십 년 동안 온갖 고된 훈련을 견뎌내고 드디어, 머나먼 여정에 오릅니다.
어머니 또한 아버지 못지않은 올곧은 성품이셨지요.
유복이도 결코 살아오지 못할 거라 생각한 어머니는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괴로우셨을까요.
호랑이를 만나기까지 유복이가 통과할 관문이 여러 번 나오는데 그때마다 유복이는 지혜롭고 용맹하게 고비를 잘 넘깁니다.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된 오두막 할머니 집 캄캄한 방 안에서 활을 잡고 보이지 않는 바늘을 겨누어 정확히 맞추기도 하고,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가짜 스님을 다리를 걸어 자빠뜨리기도 했어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보니 밭에서 감자를 캐는 할머니도 물동이를 이고 가는 아주머니도 모두 호랑이 모습을 감춘 사람들이었지요.
이 모든 건 오두막 할머니가 시험 삼아 보여준 헛것이었어요.
천신만고 끝에 호랑이와 마주치는 장면은 그야말로 그 어떤 영상보다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 같은 빠른 몸놀림, 뾰족뾰족 거친 이빨과 시뻘건 혓바닥은 “아악!” 하는 비명 소리가 들릴 것만 같이 급박감이 느껴집니다.
호랑이는 유복이를 씹을 사이도 없이 삼켜 버렸어요. 가엾게도 유복이는 그렇게 한입에 잡아먹히고 말았지요.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는 걸까요? 드라마나 영화로 친다면 2편이라고 할 만한 장면, 바로 호랑이 배 속 풍경이 이어집니다.
그 안에서 유복이는 아리따운 아가씨와 만나게 되고 굴속으로 돌아온 호랑이 배에서 나와 아버지의 유골도 찾게 된답니다.
그리고 둘은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께 인사드리고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게 되지요.
그 뒤로는 마을에 호랑이는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게 되었고 평화로운 세상이 되었답니다.
유복이가 겪은 많은 일을 보며 우리 친구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금강산 호랑이의 원수를 갚는 무서운 이야기라기보다는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단련의 과정을 통해 도움의 손길과 함께 성장하고 세상을 이겨 나가는 마음 따뜻한 이야기로 다가가길 바랍니다.
허남정 해님또래 지역아동센터 독서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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