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대마왕과 슈퍼파워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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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 대마왕과 슈퍼파워 어린이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10.09.1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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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미 학부모 (교대부설초교 1-달 김우진 어머니)
우리 집에는 잔소리 대마왕이 살고 있다.

아침 눈 뜰 때부터 잘 때까지 변신하는 잔소리 대마왕과 그에 맞서는 슈퍼파워 어린이다.

“옷 입었니? 이 닦았니? 준비물 챙겼니?” 로 잔소리 대마왕이 공격을 시작하면 슈퍼 파워 어린이는 “알았어요” 한마디로 맞대응을 시작한다.

바로 아들과 나의 줄다리기가 시작된 것이다.

잔소리 대마왕은 아들이 붙여준 나의 별명이다.

나도 어릴 적 엄마의 잔소리가 정말 싫었던 기억이 났다.

절대 잔소리 안 하는 쿨한 엄마가 되겠다고 다짐했었다.

그 옛날 나의 엄마보다도 더 독한 별명을 가진 걸 보면, 어린시절 내가 듣기 싫어했던 엄마의 잔소리보다 더 한 것이 분명하다.

사실 온종일 혼자 힘으로 거친 세상과 싸우고 집으로 돌아온 아이가 너무 대견하고 사랑스럽다.

아기 때보다 혼자 하는 것도 많고, 잘하는 것도 많아졌는데 칭찬과 따뜻한 웃음은 오히려 줄어들었으니 안타깝다.

거기에 간섭하는 잔소리까지 더해졌다.

사랑하는 마음은 한결같은데 표현은 정반대로 하고 있으니 나는 정말 대마왕인가 보다.

자식을 사랑하고 잘되라는 마음은 세상 어느 부모나 같을 것이다.

잔소리가 느는 것만큼 자식을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 아들이 알려면 아직 한참 성장해야 할 텐데, 어디 성장용 뻥튀기 기계는 없을까?

오늘도 나는 새근새근 잠든 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주문을 외운다.

‘내일부터는 대마왕 말고, 가수 이효리 같이 예쁜 얼굴에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아나운서 같은 말만 하게 변신시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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