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에 숨결 불어넣은 예술가 ‘리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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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에 숨결 불어넣은 예술가 ‘리홍보’
  • 목선혜
  • 승인 2018.04.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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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를 겹겹이 쌓아 큰 덩어리로 만든 후
다시 깎아 단단하고 강인한 조각상 완성

어린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는 식물의 무한한 생명력과 에너지를 화폭에 옮기는 ‘식물을 그리는 화가, 목선혜’입니다. 한 달에 한 번, 여러분들에게 지면을 통해 흥미로운 현대미술과 이를 표현하는 예술가를 소개할게요.
처음 소개하는 작가는 여러분이 친숙하게 접하는 재료인 종이를 이용한 예술가입니다. 여러분은 종이로 어떤 창작활동을 진행해 봤나요?
종이는 아마 그리기나 만들기, 종이접기를 할 때 많이 접하는 친숙한 재료일 거예요. 〈작품사진 1 〉지금 보는 작품은 종이를 오려 만든 중국의 전지(剪紙:종이 공예)작품입니다. 종이를 가위나 칼로 세밀하게 오려 각종 무늬나 모형을 만드는 활동으로 민간행사에 많이 활용되는 예술이에요. 중국 한(漢)대와 당(唐)대 여성들은 다양한 색상의 천을 잘라 머리장식을 하는 게 유행이었는데, 이 유행이 명절로 이어져 요즘에도 행운을 기원하는 내용을 담아 색종이로 각종 식물이나 동물의 이미지를 만들어 창문이나 선물을 장식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되고 있답니다. 이렇게 종이를 세밀하게 오려 모양을 만드는 것도 신기한데 이 종이를 이용해 조금 더 특별한 활동을 하는 사람이 있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할 중국의 작가 리 홍보(Li Hongbo)입니다.
〈작품 사진 2〉 혹시 이런 조각상을 본 적이 있나요? 조각상의 주인공은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피렌체 귀족인 줄리앙입니다. 이 줄리앙의 조각은 석고상으로 만들어져 지금도 미술학원에 가면 한두 개씩 볼 수 있는데 보고 있는 세 개의 작품은 모두 소재가 달라요.
세 개의 줄리앙을 살펴보면 가장 처음에 있는 조각상은 딱딱한 돌로 조각한 것이고, 두 번째는 석고로 제작한 석고상이에요. 하얗고 가볍고 섬세하지요. 그리고 세 번째 조각상은 리 홍보가 만든 종이 조각상이랍니다.
일반적으로 조각상은 딱딱한 돌로 조각한 것인데 리 홍보는 종이를 겹겹이 쌓아 올려 큰 덩어리를 만들고 종이를 깎아 똑같은 조각상을 만들었답니다. 돌로 만든 줄리앙이 단단하고 강인한 느낌이라면 석고로 만든 조각상은 곱고 섬세한 느낌이 느껴집니다.
종이로 만든 줄리앙 조각은 조금은 투박한 듯하지만 부드러운 느낌이 나지 않나요? 일반적으로 조각이란 돌이나 나무와 같이 단단한 물체를 톱이나 망치, 정을 이용해 깎아 만들기에 완성된 작품의 크기나 모양에 변함이 없는데, 리 홍보작가의 조각상은 벌집모양으로 쌓아 만든 종이를 이용해 조각을 하다 보니 〈작품 사진 5〉 이 작품처럼 조각이 쭈우우욱∼ 무한정 늘어난답니다.
그래서 때로는 대상의 이미지가 흘러내리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하고,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을 준답니다.
중국은 앞에 이야기 한 전지(剪紙:종이 공예)활동이 다양했는데 작가 리 홍보의 작업은 이런 전지 활동이나 전통 장난감, 축제 장식을 만드는 방법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사이사이를 풀로 붙여 쌓아 만든 종이를 오려 양쪽을 붙이거나 늘기면 꽃이나 벌집모양이 나타나는 종이놀이 기법을 작품에 적용한 것이죠. 장난감을 만들 때에도 많은 겹의 중이가 필요한데, 리 홍보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수천 장의 종이를 쌓아 만들고 붙여 제작했다고 해요.
어린이들이 가지고 노는 종이 장난감에서 새로운 예술작품을 만든 리 홍보의 작품은 인물 조각일 때는 무서워 보이기도 하고 우스꽝스러워 보이기도 하는데, 알록달록한 종이를 이용해 만든 설치미술품은 더없이 아름다워 보입니다.〈작품 사진 6〉 여러분은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종이를 이용해 나만의 방법으로 하는 창작활동이 있나요?
주변을 잘 살펴보세요. 우리가 주변에서 흔하게 접해서 새롭게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내 안의 숨결로 인해 전혀 새로운 것으로 탄생 되는 것, 생각만 해도 두근두근 하지 않나요? 마치 작가 리홍보의 작품이 보여주듯 말이에요.
목선혜 프로젝트 식물의 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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