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알아가는 즐거운 음악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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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알아가는 즐거운 음악시간
  • 한승모교사
  • 승인 2018.05.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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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쌤의 음악 수업
서로의 이름부르며 다함께 노래 불러봐요
세상의 모든 꽃은 예쁘고, 어린이는 소중해

봄은 우리를 참 설레게 한다. 노래를 부르고 밖에서 뛰어놀고 싶은 그런 날이다. 아이나 어른이나 똑같다. 아이들에게는 조금씩 나를 더 알리고, 아이들도 조금씩 나에게 자신을 더 보인다. 아이들끼리도 서로 몰랐던 모습을 편안하게 알면 좋겠다.
4교시에는 오늘의 노래를 부른다. 다음 주까지는 매일 한 곡 정도 노래를 부를 예정이다. 3월과 4월은 학교가 즐겁고 1년이 얼마나 설렐지 계속 이야기 나누어도 좋다. 우리 반을 함께 만들어 간다는 설렘 나와 아이들이 모두 느낄 것이다.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노래를 불렀다.
내게는 아주 특별한 노래다. 여러 선배 선생님의 글과 삶을 보고 가슴에 ‘팍’ 왔던 노래다. 교과서 작업 하면서 참 많이 새로 원고를 작업했던 곡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악보를 받자마자 아는 곡이라 한다. 3학년 때 음악시간에 선생님들과 재미있게 불렀나 보다. 함께 부르는데 신나게 부른다. 아는 노래, 짧은 노래가 일단 아이들에게는 맞다. 그리 노래를 부르게 해야 한다.
내가 한번 혼자 부르면서 우리 반 친구들의 이름을 순서대로 넣어 불렀다. 바로 아이들이 눈치 챈다. 그런데 아이들이 이 노래의 의미를 알까 궁금했다. 교과서에 제목을 잘못 넣은 내 잘못도 있겠지만, 당연히 잘 알려주고 싶었다.
“얘들아! 이 노래에 담긴 뜻 알아?”
“음! 꽃은 예쁘다”
“꽃은 좋다”
"예쁜꽃에 대한 노래예요!" 이리 제각각이다.
"아∼ 음... 이 노래는 꽃이 예쁘다는 것이 아니고∼. 가사를 잘 살펴보면. 풀꽃도 예쁘고, 이 꽃 저 꽃 다 예쁘다고 하지? 맞아. 세상의 모든 꽃은 다 예쁘다. 그리고 너희는 다 소중하다는 뜻이야!"
“아∼” 아이들이 조용하다. 혹시 어려운 이야기인가 걱정이 되었다.
"많이 어렵니?"
"아니요∼"
"그래! 같이 불러볼까!?"
"네!∼ 선생님"
함께 신나게 친구들의 이름을 순서대로 넣어가며 부른다. 자기 이름이 나올 때 은근 부끄러워한다. 기분도 좋다. 사람은 이름 불리는 것을 좋아한다. 아이들은 더하다! 올해는 아이들에게 ‘너’.
‘야’ 등을 말 안 하려 한다. 이리 내내 이름을 불러주자.
몇 번 불렀더니 아이들이 더 빨리 불러보자고 한다. 조금씩 빨리 부르기도 하고, 오른쪽 끝에서 시작하던 것을 왼쪽 끝에서 시작해서 부르기도 했다. 또 중간 아이부터 다시 돌려 부른다. 다양하게 부르는 방법만 해도 노래는 즐겁다.
숫자가 안 맞아서 내 이름도 넣었다.
"민주 주현 정현 승모∼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하하하∼ 승모래∼∼"
아이들이 선생님 이름을 쉬이 불러볼 일이 없을 것이다. 마냥 좋아한다.
내 이름 더 크게 불러보라 했다. 선생님이라 권위를 내세우지 않아도. 아이들은 알아서 나에게 선생님이라고 사랑을 듬뿍 줄 것이다. 몇 번 더 신나게 부르고, 이번에는 한 명, 두 명이 도전해 보자고 했다.
손 든 친구들에게 기회를 준다. 자연스럽게 남 앞에서 노래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이다. 음이 안 맞아도 괜찮다. 박자가 조금 늦어도 괜찮다. 친구의 이름을 실컷 부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하루이다. 나도 그렇다.
한승모 강원도교육연구원 학습연구년 파견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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