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웃음 띤 어머니
상태바
오랫만에 웃음 띤 어머니
  • 남진원
  • 승인 2018.05.2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천사의 미소-3
어머니의 목소리에는 원망이 가득하였다.
“듣기 싫어!”
아버지의 목소리 뒤를 따라 흐느끼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버지는 성질을 못 이겨 자꾸 소리를 지르셨다. 그러다가 점점 조용해지셨다. 방 밖에서 엿듣던 나는 들어가 아버지 무릎을 붙잡고 울며 말했다.
“아버지, 죽지 마세요. 아버지 죽으시면 안돼요!”
그날 내 울음소리는 어머니의 흐느낌소리와 어울려 집안은 말 그대로 울음바다가 되었다.
“정호야, 걱정 말아라. 이 애비는 쉽게 안 죽는다. 너와 어머니를 두고 내가 왜 죽겠니, 걱정 말고 하는 일을 열심히 해라.” 그날 아버지의 목소리는 내가 들었던 최고의 말이었다. 나는 난생 처음으로 아버지의 자상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호랑이처럼 무섭기만 하던 예전의 아버지가 아니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우리 집안은 달라져 갔다. 어머니가 제일 먼저 달라지셨다. 어머니는 식사 준비를 하신 후에는 어디론가 바쁘게 다니시곤 하였다. 그 대신 아버지는 가끔 얼굴을 찡그리셨다. 그리고 집 안에서 꼼짝을 하지 않으셨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활동이 서로 반대가 되어 있었다.
어머니가 분주하게 밖으로 다니시던 날로부터 얼마 가지 않았다. 어머니는 오랜만에 웃음을 띠었다.
“여보, 당신 병을 고칠 수 있대요. 제발 내 말 대로만 하시면 돼요. 그렇게 하시는 거지요?”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다짐을 꼭 받으셔야 하겠다는 태도였다.
“병원에서 의사도 못 고친다는 걸 당신이 무슨 수로 고친단 말이야. 괜한 헛수고 하지 말아요.” 아버지의 힘없는 말에 어머니는 펄쩍 뛰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반드시 고칠 수 있다고 아버지를 또 설득하기 시작하셨다. 어머니는 간암에 걸린 사람들이 병을 고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남진원 강릉별칭동화회장·강원아동문학회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