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깃돌과 목자로 친구들과 쌓았던 소중한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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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깃돌과 목자로 친구들과 쌓았던 소중한 추억
  • 유영화 교장
  • 승인 2018.05.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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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가에서 구한 공깃돌 나만의 소중한 친구로
자연에서 놀잇감 찾아 헤매며 행복한 추억 쌓아
개성있는 나만의 놀잇감 만들어 소중하게 다뤄

며칠 전 다육이를 분양했습니다. 손톱만 한 크기의 잎들이 줄기를 따라 잔잔히 나 있는 다육(잎이나 줄기 속에 많은 수분을 가지고 있는 식물)이 두 개와 예쁜 도자기 화분 하나 그리고 흙을 사서 다육이 두 개를 한꺼번에 심었습니다.
‘봄순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고 햇살을 좋아한다기에 창가에 두고 매일 들여다보았지요. 이제 일주일 밖에 안 되었는데 정이 들어 친구처럼 말을 걸다가 아주 오래전 어린 시절 나와 함께 했던 특별한 친구들이 생각났습니다. 나의 어린 시절을 행복하게 해 주었던 공깃돌, 목자, 딱지, 구슬 등의 놀잇감들입니다.
어릴 적 아이들의 놀잇감은 주로 자연에서 구했습니다. 특히 돌을 가지고 노는 놀이가 많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공기놀이와 사방치기, 비석치기입니다. 공기놀이와 사방치기, 비석치기는 놀이 자체도 재미있지만 나만의 공깃돌(공기놀이에 쓰는 밤톨만 한 돌)과 목자(사방치기, 비석치기 놀이를 할 때 쓰는 납작한 돌)를 찾는 일이 더 재미있고 의미가 있었답니다.
공기놀이는 여러분들이 흔히 하는 다섯 알 공기와 바보공기, 코끼리공기, 맘보공기(많은 공기라고도 함) 등 다양한 방법의 공기놀이가 있습니다. 지금은 문구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어릴 적 우리들은 자신만의 특별한 공깃돌을 찾는 일을 놀이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였습니다.
공깃돌은 개울가 돌 틈에서 하얗고 동글동글하며 투명한 것으로, 내 손안에 쏙 들어오면서도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딱 맘에 드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들은 맘에 쏙 드는 것을 찾을 때까지 개울가뿐만 아니라 마을 여기저기를 뒤지고 다녔습니다. 공깃돌을 찾는 일은 플라스틱으로 된 색색의 공깃돌을 상점에서 뚝딱 사가지고 노는 여러분들은 경험하지 못한 재미와 사랑을 그 작은 공깃돌에 담아 소중한 나만의 친구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아무리 공기놀이가 하고 싶어도 자신의 공깃돌을 찾지 못하면 찾을 때까지 공기놀이는 시작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들여 맘에 쏙 드는 다섯 개의 공깃돌을 다 찾으면 두 손안에 넣고 계속 비벼 줍니다. 그러노라면 손때가 적당히 묻어 길이 들고, 길이 잘 든 공기는 놀이를 할 때 손에 착 감기며 더욱 흥을 내고 재미를 줍니다.
아이들은 개울가를 뒤져 찾아낸 특별한 공깃돌을 자신의 분신처럼 아꼈고 어떤 아이들은 천 조각을 모아 손바느질로 공기집(공깃돌을 보관하는 주머니)을 만들어 가지고 다니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 혹 공깃돌을 하나라도 잃어버리면 마치 보물을 잃어버린 것처럼 애를 태우며 찾아 다녔는데 다른 친구들도 공깃돌을 함께 찾으며 안타까운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그러면서 소중함을 배워 나갔지요. 사방치기, 비석치기의 목자는 더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목자는 평평하면서도 매끈하고 딱 자기 손바닥만 한 크기여야 하는데 발등에 올려놓았을 때 잘 미끄러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마에 올려놓았을 때도 이마에 착 달라붙는 그런 특별한 목자여야 했습니다. 그러니 그런 목자를 찾기가 쉬운 일이었을까요? 우리들은 그런 목자를 찾으려 또 온 마을을 헤매고 다녔답니다. 그러다 딱 맘에 드는 목자를 만나면 주머니에 넣고 만지작만지작 손때가 묻어 정이 흠뻑 들 때까지 가지고 다녔지요. 그리고 사방치기 놀이를 할 때마다 그 목자와 상대방을 이길 작전을 세우며 신나게 놀았지요.

〈사방치기(땅따먹기) 놀이 방법〉
①놀이판을 그리고 각자가 편편하고 차기가 좋은 네모꼴 모양의 돌을 마련합니다. 두 편으로 나누고 순서를 정합니다.
②1번에 돌을 던지고, 2번부터 8번까지 외발이나 두 발로 갔다가 되돌아옵니다. 돌이 옆 칸이 있을 때는 외발로 갑니다. (1번과 2번, 4번과 5번, 7번과 8번)
③7번과 8번에서 되돌아올 때는 그 자리에서 동시에 뛰어 뒤로 돌아 발이 8번, 7번으로 바뀝니다. 1번에 있는 돌을 집어 들고 나옵니다. 2번부터 8번까지 순서대로 돌을 던지고 외발이나 두 발로 갔다가 되돌아와 돌을 집어 들고 나옵니다.
④돌이 3번과 6번에 있을 때는 1번과 2번, 4번과 5번, 7번과 8번에서 두 발로 갑니다.
⑤8번까지 끝나면 뒤로 돌아서 돌을 머리 뒤로 던져서 ‘하늘’에 돌이 들어간 후 7번과 8번에서 뒤로 돌아 가랑이 밑으로 손을 넣어 돌을 집어들고 나오면 이깁니다.<출처:http://mpva.tistory.com/464(국가보훈처 대표 블로그-훈터)>
요즘은 공깃돌도 비석치기의 목자도 알록달록 예쁘게 상품화되어 나옵니다. 아주 손쉽게 똑같은 공깃돌과 목자를 가지고 노는 아이들을 보면 편리해서 좋겠다는 생각보다 안타까움이 앞섭니다. 사실 요즘은 시골에도 주변에 돌멩이를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많던 돌멩이는 다 어디로 갔는지 자신만의 공깃돌과 목자를 찾기 위해 개울가와 동네를 친구들과 몰려다니는 행복한 추억을 지금의 어린이들에게도 경험케 하고 싶은 데 쉽지가 않습니다.

어린이 여러분, 공깃돌과 목자는 그냥 놀잇감이 아니라 여러분들의 분신이자 또 다른 친구랍니다. 그런 친구 같은 공깃돌, 목자를 가지고 노는 어린이는 모든 놀이가 더 재미있고, 자신의 것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의 것도 소중히 하는 마음, 그리고 서로 존중하는 태도와 배려, 우정 등이 저절로 길러진답니다.
그러므로 문구점에서 산 공깃돌, 목자라도 친구들과 함께 모여 각자가 좋아하는 그림도 그리고 색깔도 칠하면서 여러분들의 분신이자 친구 같은 소중한 놀잇감을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유영화 화천 사내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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