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 평화와 생명의 의미 되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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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달 평화와 생명의 의미 되새겨
  • 허남정
  • 승인 2018.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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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
6월은 호국보훈의 달입니다. 뜻을 찾아보니 ‘나라를 지키고 나라를 위하여 힘쓴 사람들의 공훈에 보답함’이라고 나와 있네요. 우리나라는 특히 6, 25 전쟁으로 수많은 전쟁용사들과 희생자들이 생겼는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기리기 위해 6월을 호국보훈의 달이라고 말합니다.
한국전쟁이 휴전되면서 남북의 군대가 맞서고 있던 전선을 따라 한반도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군사분계선이 정해졌습니다. 휴전선이라고도 불리는 군사분계선은 서쪽의 임진강 하구에서부터 동쪽 고성의 명호리까지 248㎞에 이르는데, 이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남과 북이 각각 2㎞씩 뒤로 물러나서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이라는 철책을 세우고 그 가운데 지역을 비무장지대(DMZ)로 정했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 비무장지대의 사계절을 고스란히 담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국, 중국, 일본이 함께 만든 평화그림책 중에 한권이지요.
‘할아버지는 전망대에 올라가 북녘 하늘을 바라봅니다. 비무장지대에 여름이 오면 임진강 가에 새들이 날아와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아 정다운 가족을 이룹니다. 비무장지대에 여름이 오면 수달 형제는 자맥질로 불볕더위를 식히고 고라니 남매는 왜개연잎으로 배를 불립니다. 비무장지대에 여름이 오면 군인들은 줄지어 행군을 하고 고단한 훈련을 받습니다.
할아버지는 오늘도 전망대에 올라가 북녘 땅을 멍하니 바라봅니다.’ 동물과 식물들은 자유롭게 오가고 자라는데 우리 사람들은 아무도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 어느 곳보다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간직하고 생명의 노랫소리가 소중히 울려 퍼지는 곳, 사람들의 출입이 제한된 까닭에 비무장지대와 그 언저리에는 다른 곳에서는 사라졌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한 동식물이 많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픈 기억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철조망과 지뢰들, 무기들도 같은 자리에 묻혀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할아버지는 비무장지대에 봄이 와도 이젠 더 이상 전망대에 올라가고 싶지 않다고 하십니다.
할아버지는 굳게 닫힌 철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그곳으로 걸어 들어가 양지 바른 풀밭에 누워 파란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고 하십니다. 왜냐하면 그 곳이 할아버지의 그리운 고향이기 때문입니다.
책으로나마 굳게 닫힌 철문을 펼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할아버지가 헤어진 가족들이 다시 만나고 비무장지대가 평화와 생명의 땅으로 되돌려질 그 날을 기다립니다. 전쟁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는 친구들도 우리나라가 남북으로 갈라진 현실을 바로 알게 되고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게 될 거라 믿어요.
허남정 해님또래 지역아동센터 독서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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