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의 핵심은 기쁨과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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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의 핵심은 기쁨과 재미
  • 최규서 교사
  • 승인 2018.06.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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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세계만 통하는 규칙 가치있는 일
열린 구조로 규칙·인원·개방적 운영

교실이나 교무실에서 아이들이 노는 것을 봅니다. 일단 아이들은 신발을 신자마자 대부분 뛰어나갑니다. 아무리 걸으라고 이야기해도 말을 안 듣습니다. 그렇게 숨을 헐떡거리다 몇몇이 모여서 무슨 놀이를 할지 궁리합니다. 이런 놀이들에도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임재해의 〈전래놀이 101가지〉, 이상호의 〈놀이 중심의 학급운영 연수자료〉를 보면 첫째, 놀이는 자발적인 참여가 보장되어 있어야 합니다. 먼저 “여기 놀 사람 모여!”, “무슨 놀이 할래?” 이렇게 놀이가 시작됩니다. 즉 놀이하는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놀이를 결정하고 끝을 냅니다.
또한, 놀이는 자발성에 기초하기에 놀이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이나 성실의 주체가 개인에게 있습니다. 잘 노는 아이는 다른 일에도 책임감과 능동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잘 노는 아이가 모든 일을 잘한다.”라는 말이 성립하게 됩니다.
둘째, 놀이는 무엇보다도 재미있어야 합니다. ‘재미’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아기자기하게 즐거운 맛, 흥미 있는 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재미는 놀이를 계속 하게 하는 핵심입니다.
저물 무렵 엄마가 “아무개야 이제 와서 저녁 먹어”하면 “알겠어요.”하고 또 놉니다. 두 번째 엄마가 성난 얼굴로 오셔서 다시 말씀하시면 아쉬워서 친구들에게 “내일 다시 여기서 만나, 너부터 다시 하는 거야”하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셋째, 놀이는 열린 구조를 이루고 있어야 합니다. 열린 구조란 놀이판에서부터 놀이 규칙, 놀이 인원 모두가 개방적인 것을 말합니다. 놀이를 잘하거나 못할 때 깍두기를 시킨다든지, 새로운 친구가 왔을 때 끼워주거나 끼워주지 않는다든지, 놀이 방법이 어렵거나 너무 쉬울 경우 규칙을 바꾼다든지 등의 열린 구조는 놀이가 가진 특징 중에 참으로 가치 있는 것입니다.
넷째, 놀이는 일상에서 벗어나는 일탈성이 있는 자유스러움과, 생활상의 이해관계를 떠나 있어야 합니다. 놀이는 실제의 생활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놀이는 실제의 삶을 벗어나서 아주 자유스러운 일시적인 활동의 영역에서 행해집니다. 숙제가 많아서 걱정되든, 집에 들어가면 부모님께 혼날 일이 있어도 놀이하는 순간에는 그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몰입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더 놀려고 저녁이 되면 밥 먹으러 가는 친구를 못 가게 막은 적도 있습니다.
다섯째, 놀이는 일정한 규칙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모든 놀이는 고유한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규칙들은 놀이세계에서만 통하는 규칙입니다. 이러한 규칙은 놀이하는 상황에서 절대적인 구속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놀이가 진행되다가 놀이의 규칙을 무시한다면 그 순간 놀이의 세계는 무너집니다.
규칙에 의해 진행될 때 이기고 지고의 경쟁이 유발되고, 여기에서 생긴 긴장감이 놀이를 지속시키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놀이의 규칙이 고정불변의 것은 아닙니다. 모든 이의 합의에 의해 종종 새롭게 바뀌거나 무시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일단 합의된 규칙은 모두에게 지켜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러한 놀이의 규칙은 살아가면서 그 사람이 속해 있는 사회에서의 규칙을 이해하고 이를 지키게 하는 품성으로 확대되는 것입니다.
최규서 옥천(운산)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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