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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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
  • 박만석교사
  • 승인 2018.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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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성 장애
자신의 세계에 갇혀 있다는 것 ‘오해’
창의적인 표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자폐성 장애에 대해 아십니까? 이 용어는 일반적인 장애분류인 지적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 지체장애 등과는 조금 다른 점이 있습니다.
어떤 점이 다른지 발견하셨나요? 그건 바로 자폐장애라고 하지 않고 자폐‘성’ 장애라고 표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영어로 표현하면 ‘자폐스펙드럼(spectrum)장애’라고 합니다. 햇빛이 한 가지 색처럼 보이지만 프리즘을 통과하면 다양한 색깔로 펼쳐져 보이는 스펙트럼처럼 자폐성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특징과 성향이 각양각색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스펙트럼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이지요.
자폐성 장애는 보통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을 즐겨하지 않거나, 언어발달이 좀 다르게 일어난다는 특징으로 소개하고 있어 자폐성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세계에 갇혀 있거나, 다른 사람과 함께 하기를 힘들어 한다고 ‘오해’ 받기도 합니다. 물론 다른 사람과 함께하기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것은 자폐성장애가 없는 사람 중에서도 다른 사람과 함께 하기 싫어하는 사람이 있으니 별반 차이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오해’라고 말한 것은 일본 작가인 ‘히가시다 나오키’를 소개하기 위함입니다. 그는 ‘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라는 책을 쓴 일본의 작가입니다. 일곱 살 때 중증 자폐성 장애로 진단을 받았습니다. 다른 사람과 대화하기 어려워했고, 말과 말을 연결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지 않아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었지요.
자신의 행동을 자신의 의지로 제어하기 힘들어 자신을 마치 ‘고장 난 로봇 같다’라고 표현하며 자폐성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삶의 고통을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그가 이 책을 쓴 진짜 이유는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인연을 맺고, 소통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나오키는 “일반적인 대화를 나눌 수는 없지만 내 마음속에는 당신과 같은 언어가 담겨 있습니다”라고 그의 책에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서두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이 마치 다른 사람에게는 관심이 없고 자신들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세상의 오해에 대해 정면으로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또한 나오키는 이 책을 통해 자폐성 장애인은 외계인도, 고장 난 로봇도, 전혀 다른 존재도 아닌 “괜찮은 사람”임에 주목해 달라고 우리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나오키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 중에서 ‘어느 자폐인 이야기’의 저자인 동물학 박사 ‘템플 그랜딘’이 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화재가 되었지요. 그녀는 자폐성 장애인들이 가진 독특한 집중력과 관심력, 다른 생각의 방법을 독창적인 것으로 받아들여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것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고등학교 때 만난 칼록 선생님이 자신을 그렇게 보아주었고, 그녀의 창의적인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결과 자신이 좋아하는 동물 공부를 하게 되고 결국 동물학 박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이지요.
혹시 여러분 주위에 자폐성 장애를 가진 친구가 있나요? 그 친구가 좀 다르게 이야기 하나요? 눈을 잘 맞추지 못하나요? 그렇다고 그 친구는 이상한 아이도, 여러분과 친구가 되고 싶어 하지 않는 아이도 아닐 것입니다.
조금은 다르지만 세상에 대해 소통하고 싶어 하는 그저 또 하나의 다른 친구일 뿐입니다. 지금, 그 친구가 여러분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는지, 무엇을 함께하고 싶은지 귀 기울여주고 기다려줄 마음을 가져보시지 않으시렵니까?
박만석 성덕초 특수교육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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