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겪는 경험이 바로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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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겪는 경험이 바로 ‘공부’
  • 이숙자교장
  • 승인 2018.06.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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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샘의 학교 이야기 11
학문·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것 공부
하루 열심히 생활했다면 공부 잘한 것

“공부가 좋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성적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물론, 성적이 좋은 사람에게 물어 봐도 ‘공부가 너무 좋아서 행복해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드물지요.
공부란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공부 목적을 평가 또는 시험과 연관 짓는 행위로 인해서 공부를 싫어하게 되는 거죠.
며칠 전 운동장에서 만난 6학년 친구가 “교장선생님이 되려면 공부를 잘해야 하나요?”라고 묻더군요. 그래서 대답했습니다.“물론, 잘해야지” 아이는 실망하는 눈빛이었어요.
“교장선생님이 되고 싶니?” “네, 멋있잖아요.
그런데 공부를 못해요” “공부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거겠지?” “아, 그런가요? 그런데 전 공부를 좋아하지 않아요.”
공부는 말 그대로 배우고 익히는 과정입니다. 교실에 앉아서 책을 펴고 선생님 말씀을 열심히 듣는 것만이 공부가 아닙니다. 시험 성적을 잘 내기 위한 공부만이 공부가 아닙니다. 여름 정원에 앉아서 책을 읽는 것, 넓은 세상을 구경하는 것, 꽃잎을 관찰하는 것, 친구들과 놀이를 하는 것, 붉게 타오르는 노을을 보면서 시를 지어 보는 것,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면서 몸을 흔들어 보는 것, 시냇물이 흘러서 강으로 가고 또 다시 바다를 이루는 과정을 살피는 것, 밤하늘의 별들이 반짝이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 이 모든 것이 다 공부입니다.
그렇게 보면 공부는 참 쉬운거지요? 그리고 재미있죠? 공부란 그런 것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것들을 경험이라고 한다면 그 경험들이 바로 공부입니다. 지금은 교장선생님이지만 나도 여러분과 같이 어린 시절을 겪었습니다.
그네를 타기 위해서 새벽부터 학교에 등교를 한 적도 있었고, 친구들과 공깃돌을 줍기 위해서 강변을 찾아 갔던 적도 있었습니다. 골목길에서 땅거미가 기어 나올 때까지 사방치기를 하면서 놀기도 했습니다. 책 더미 속에 앉아서 세상모르고 책을 읽기도 했습니다.
때론 잘못을 하여 부모님께 꾸중을 듣기도 하였고, 숙제를 잘못해서 선생님께 벌을 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그것 역시 공부였습니다.
지금 공부를 못한다고 말하는 것은 정답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지금도 공부 중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공부가 있습니다. 주어진 하루하루를 열심히 생활하고 행복했다면 공부를 잘하고 있는 것이지요.
체육시간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공놀이 하기, 숲길을 걸어보면서 인내심 배우기, 미술시간에 손으로 찰흙 빗기, 국어시간에 끝말잇기를 재미있게 하기 등 이런 모든 것들을 다하고 나서 여러분이 되고 싶은 것을 하면 됩니다.
지금 여러분은 그런 공부가 필요할 때입니다. 그렇게 볼 때 공부는 참 쉬운거지요? 지금 공부가 싫다고 말하는 친구들은 쉬운 공부부터 해 보세요. 학교가 재미있어 질겁니다.
이숙자 춘천 봄내초 교장·동시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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