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잘 놀면 인성도 곱게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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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잘 놀면 인성도 곱게 자란다
  • 유영화 교장
  • 승인 2018.07.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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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성품’은 관계를 통해 가꿔져
여럿이 뛰어놀며 협동심과 배려 생겨
놀이 규칙 만든 이유도 존중하는 마음

요즘 자주 듣는 말 중에 ‘인성이 경쟁력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성의 중요성을 말해 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지요. 세월호 사건 이후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되면서 학교에서는 각종 체험학습 및 체육활동, 진로활동 등 여러 형태로 인성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람의 성품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잔혹하고 끔찍한 일들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인성교육을 강화하여 마음이 따뜻한, 인성이 바른 인간을 키우고자 하는 것입니다.
인성(人性)이란 ‘사람의 성품’을 말하는 것으로 가정에서는 가족 간의 관계를 통해서, 학교에서는 선생님과 친구들과의 관계를 통해 그리고 이웃과의 삶을 통해 자연스럽게 마음의 따뜻한 부분이 가꿔지는 것일 것입니다. 인성교육진흥법에서 말하는 인성교육이란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인성교육의 핵심 가치·덕목을 예(禮), 효(孝),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의 8가지로 나누었습니다. 사실 이러한 인성의 핵심 가치·덕목들은 아이들이 잘 놀면 저절로 가꾸어지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아이들이 친구들과 놀이를 하며 가슴속에 행복이 가득해지면 저절로 따뜻한 인성이 키워지는 것이지요. 여럿이 뛰어 놀면서 자연스럽게 협동심이 생기고 친구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 생기는 것일 겁니다. 그래서 친구들과 재미있게 노는 것은 인성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각 놀이에는 크고 작은 규칙들이 있습니다. 그 규칙들을 잘 지키며 놀이를 해야 친구들과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행복한 시간을 가지게 되는 것이지요. 어린 날 공기놀이를 할 때 특별한 규칙을 만들어 놀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꺾기에 대한 규칙인데 손바닥에 공기 다섯 알을 잡고 던져 손 등에 공기를 올려 다시 손바닥으로 잡은 공기알의 숫자가 점수가 되는 것이 꺾기입니다. 꺾기를 잘하는 방법은 손등에 공기를 올릴 때 검지, 중지, 약지 중 중지를 아래로 살짝 내려 손가락에 골을 만들어 그 골에 공기가 들어가 손등에서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손등에 공기가 올라갈 때 절대 손가락에 골이 잡히지 않게 한다는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조금이라도 중지를 아래로 내려 공기가 잘 올라가도록 하면 죽는 것이지요. 이런 규칙을 만든 이유는 남자 아이들 때문이었습니다.
남자 아이들은 도통 손가락을 오므리는 방법을 몰라서 꺾기를 하면 손등에 공기가 하나나 둘밖에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보다 못한 여자 아이들이 남자 아이들과 공평하게 할 수 있는 규칙을 만든 것이지요.
사실 손가락을 오므리지 않으면 공기가 많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그래도 여자 아이들은 남자아이들을 위해 공평한 규칙을 만들어 함께 놀았습니다. 이렇게 놀던 아이들은 분명 친구들을 배려하는 마음과 서로 존중하는 마음 그리고 정직과 소통 등의 따뜻한 인성이 싹텄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놀이에서 깍두기를 아시나요? 깍두기는 여러 아이들이 편을 갈라 놀이를 할 때 편 가르기가 끝나고 남은 아이를 말합니다. 우리는 어떤 놀이를 해도 남는 아이를 빼고 놀지 않았습니다. 깍두기가 된 아이를 각 편에 한번씩 참여시켜 모든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며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성의 기본인 따스한 마음을 키워 나갔습니다.
어린이 여러분, 여러분이 친구들과 사이좋게 줄넘기 놀이를 했다면, 신나게 축구를 했다면 땅따먹기, 구슬치기, 공기놀이, 캐치볼 등을 했다면 그래서 행복했고 신났었다면 이미 여러분들은 따스한 마음, 고운 인성이 잘 자라고 있는 것입니다.
유영화 화천 사내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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