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친구네 집에 갔다가 책상 위에 놓인 지갑을 보고 순간적으로 돈을 훔쳤습니다.
친구 엄마의 전화를 받고 처음에는 아니라고 했지만, 결국은 죄송하다고 사과드렸어요.
지금 생각해도 너무 창피해요.
(초등 4학년, 남)

A. 본인의 잘못이 무엇인지를 정확이 알고 반성하는 것이 중요해요.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는 행동이 옳지 않다는 걸 우린 다 알죠. 그러니까 사과했지만 여전히 창피한 마음이 남아 있는 것이겠지요. 아주 큰 경험을 했군요. 친구 엄마에게 들켰을 때 얼마나 부끄럽고 본인의 행동이 후회스러웠을지 이해 가네요. 성장 과정 중에 돈이나 물건을 훔치는 경우가 종종 있긴 한데요.
저도 초등학교 때 친척집에서 돈을 훔치다가 들킨 적이 있어요.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창피했었죠. 죄책감에 한동안 그 집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지요. 나를 돈 훔치는 못된 아이로 생각하는 것만 같아서 어른이 되고 나서도 마음이 불편하더군요. 다행히 지금은 양심적으로 건전하게 자랐습니다.
살면서 잘못이나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런 일을 통해 훌륭하게 변할 수 있다는 게 더 가치 있을 거예요. 본인의 잘못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반성하면서 이후의 행동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요.
얼떨결에 전화상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한 걸로 넘어가지 말고 꼭 제대로 사과하세요. 친구네 집을 다시 방문하는 게 너무 어렵다면 편지를 써 보면 어떨까요?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학생의 성장을 응원해 주실 거예요. 가져가서 사용해 버린 돈은 어떻게 할지도 말해 주세요. 지금 당장 돌려주기 곤란한 상황이라면 시간이 지나더라도 그만큼의 보상은 하는 게 좋아요.
한번 잘못된 행동을 했으니 사소한 일로 오해받을 수 있답니다. 잘못한 행동에 대한 어쩔 수 없는 벌이죠. 지금의 반성이 앞으로 더 정직해질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거예요. 잘못된 행동에 집중하는 대신 앞으로의 건전한 행동에 초점을 맞추길 바랍니다.
한외숙 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