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목소리로 친구를 불러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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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목소리로 친구를 불러 봐요
  • 한지희
  • 승인 2017.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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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 친구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은 〈뒷집 준범이(이혜란 지음. 보림 출판사)〉 책이에요.
표지를 보니 연필로 그린 낮은 집이 보여요. 지붕위로 햇빛이 따뜻하게 내리네요. 한 장 열어볼까요. 표지에 있던 집 안으로 들어온 것 같아요. 열린 창으로 밝은 바깥 풍경이 보여요. 아∼ 이 집은 준범이네 집인가 봐요. ‘준범이네가 이사를 했습니다. 시장 골목 낮은 집, 작은 방입니다.
방에는 창이 하나 있습니다. 창 너머로는 앞집이 보입니다. 마당도 집 안도 다 잘 보입니다. 연필로 삐뚤빼뚤 눌러쓴 글자들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얼마 전에 이사온 준범이는 자주 창밖을 내다봤어요.
미용실집 아이 공주, 야단맞는 충원이와 충원이만 졸졸 따라다니는 동생 예원이, 하루종일 맛있는 냄새가 나는 강희네 집…, 옹기종기 붙어 있는 앞집 아이들은 뭐든지 같이 했어요. 유치원 갈 때도 같이 가고, 집에 올 때도 같이 오고요. 놀 때도 마당에서 같이 놀았어요. 그런데 준범이는 어디에 있을까요.
한 장을 더 넘겨 보니 깜깜한 준범이네 집 안이 나와요. 준범이는 텔레비전 장식장 위에 올라가 창밖을 바라다보고 있어요. 할머니가 나가지 말고 집에서 놀라고 하셨대요. 착한 준범이는 혼자서 씩씩하게 잘 놀아보려고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나 봐요. 어느새 다시 창밖을 바라다봅니다.
그러나 마당에서 놀던 아이들이 보이지 않아요. 온 세상의 슬픔을 다 가진 듯 시무룩한 준범이의 얼굴이 보여요. 그리고 그때 들리는 소리! “준범아 노올자.” 문이 열리고 빛과 함께 아이들이 들어옵니다. 아니, 아이들과 함께 빛이 들어와요.
창문으로 강희네 엄마가 고소한 짜장면도 넣어주십니다. 어둡던 준범이네 집이 환해져요.
준범이의 얼굴도 환해지구요. 다 같이 놀면 정말 재미있거든요. 우리 친구들은 이사를 해본 적 있나요. 친구들 집 근처로 이사 온 친구를 만난 적은요. 선생님은 딱 한 번 이사를 가 봤어요.
학교도 전학을 갔고요. 모든 게 새롭고 낯설었어요. 친구를 잘 사귈 수 있을지 걱정이 돼서 잠을 뒤척이기도 했어요. 이사 온 동네도 낯설어서 원래 살던 집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었어요.
준범이도 그랬을 것 같아요. 그런 준범이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준 건 준범이네 앞집에 사는 친구들이었어요.

“준범아, 노올자∼”
이 말이 준범이에게는 얼마나 반갑게 들렸을까요? 깜깜한 준범이 방에 빛이 들어오듯이 시무룩했던 준범이 마음에도 빛이 들게 하는 반가운 소리였을 거예요.
여러분, 꼭 이사 때문이 아니라도 여러분 주변에 외로운 친구들이 있을 수도 있어요. 그 친구에게 한 번 이렇게 말해보면 어때요?
“친구야, 노올자∼” 왜냐구요? 다 같이 놀면 정말 재미있거든요. 이 가을 친구들과 책도 읽고 즐겁게 놀아요. 가을이 아름다워질 거예요.
한지희<가정중 사서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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