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희는 꿈속에서 시도 쓰고 벼슬도 받았어요
상태바
초희는 꿈속에서 시도 쓰고 벼슬도 받았어요
  • 남진원
  • 승인 2017.12.1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난초처럼 향기 있고 눈처럼 깨끗하니….
초희는 난을 보다가 스르르 눈을 감는다. 자식들을 먼저 떠나보낸 죄 많은 어머니이다.
초희가 조용한 슬픔에 잠겨 있을 때 한 신선이 다가오고 있다. 자세히 보니 하곡 오라버니다.
“하곡 오라버니! 지내시는 것은 어떠세요?” 반가움에 눈물이 절로 흐른다. “나, 이곳에서 잘 지낸다. 아무 걱정 말아라. 네 아이들도 잘 지내니 염려 말아라.”
오라버니가 푸른 도포를 입고 웃으시더니 뚜벅뚜벅 걸어 나가신다. “오라버니!”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다. 오라버니가 연못으로 간다. 커다란 연꽃 다섯 송이가 떠 있다. 그 가운데 붉은 연꽃잎이 점점 커진다. 오라버니가 손을 흔들더니 꽃잎 속으로 들어가신다.
“오라버니? 같이 가요!” 초희가 눈을 떴다. 빈 방 안이다. 촛불만 시름시름 타고 있다.
꿈에 시를 쓰고 벼슬도 받고 오라버니도 만났다. 이제 아무런 미련도 없다. 다시 눈을 감으니 갑자기 중국 강소성 역양산 오동나무가 아람아람 들어차 있네.
“이 나무가 좋겠다.” “아니, 아버지 이 나무요!” 아버지와 아들이 산에 올랐네. 서로 좋은 나무를 고르고 있네.
최고의 거문고 만드는 기술자인 편수와 그 아들 도범이가 나무를 고르고 있네.
“차가운 비바람 속 여러 해를 견디느라 얼마나 마음고생 심하였나.” 편수가 오동나무를 만지며 말하네. “내 너를 죽여 영원히 살리리라.” 이윽고 톱질을 하네.
‘쿵!’ 오동나무 한 그루 베어졌네. 편수의 손놀림에 거문고가 태어났다네.
‘아! 애석하고나. 애석하고나.’ 거문고 임자를 만날 수 없네. 편수가 한탄하고 있을 즈음, 느닷없이 한 사람 나타났네. 거문고 줄을 튕겨 보던 사람, ‘백아’였네. 백아가 한 번 줄을 튕기자, 산이 놀라네.
백아가 두 번 튕기자 파도가 울부짖네. 보아라! 거문고 만든 편수가 즐거움 속에 빠져나올 줄 모르네. 이 신나는 일을 어찌해야 하나. 어느 날 종자기가 찾아왔다. 백아의 오랜 벗이네. 종자기는 거문고 소리를 듣다가 말했네.
“태산보다 높구나!” 백아가 계속하여 거문고를 타니 종자기가 “바다처럼 넓구나!” 하고 감탄을 하네. 그런 종자기가 죽다니….
백아의 거문고 줄이 끊어졌네! 탱∼.
남진원<강원아동문학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