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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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봉 이야기
  • 남진원
  • 승인 2017.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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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태백시에는 1,573m의 함백산(咸白山)이 있다. 그곳에서 물이 솟아 나와 영남지방을 통과하여 남쪽 바다로 흘러가는 강이 있다. 낙동강이다. 그 낙동강 하류에 가락국이라는 나라가 있었다. 그곳에서는 원래 아홉 명의 부족장이 서로 의논을 하면서 마을을 다스렸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부족장이 사는 마을의 구지봉에서 신비한 소리가 났다. 그래서 모두들 구지봉으로 몰려간 것은 당연한 일. 그곳에 가서 모두 귀를 기울였다. 그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기에 누구 업소이까?” 산봉우리 속에서 사람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어떤 커다란 힘에 눌려 대답했다. “예, 여기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자 또 소리가 들려왔다. “이곳이 어디요?” 그 사람은 다른 곳에서 온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일제히 목소리를 내어 크게 말하였다.
“여기는 구지봉입니다.” 그러자 또다시 목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아까 보다도 더 크고 낭랑한 목소리였다.
“하늘이 내게 명령을 내렸소. 여러분이 사는 이곳에 내려와 나라를 세우라 하였소.” “그러면 지금 말하는 분이 우리들의 왕입니까?” “그렇소. 내가 왕이오.” 사람들은 물었다.
“우리들이 어떻게 하면 왕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까?” 그러자 또 웅장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대들은 구지봉 언덕에 올라가 흙을 밟으며 거북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시오. 그러면 왕을 만날 수 있을 것이오.” 신기한 말을 들은 아홉 명의 부족장들은 몸을 깨끗이 씻은 후, 마을 사람들을 모두 데리고 구지봉에 올라갔다. 그리고 그곳에 가서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부족장과 마을 사람들이 부른 노래는 다음과 같았다.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그렇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라.’ 이 노래를 부르자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하늘에서 자주색 줄이 내려왔고 그 줄에 황금상자가 달려 있었다. 상자를 조심스레 열어 보니 커다란 알이 여섯 개 들어 있었다. 사람들은 놀라면서도 기쁜 마음으로 수없이 절을 하였다.
다음 날, 부족장들이 황금상자를 다시 열어보았다. 너무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그 알에서 여섯 명의 사내 아이가 알에서 태어났던 것이다. 사람들은 그 아이들을 하늘이 보내준 것이라 믿고 잘 보살폈다. 그리고 여섯 개의 알 중에서 제일 먼저 나온 아이를 ‘수로’라 부르고 성을 김씨로 하여 왕으로 모셨다. 그분이 가야국을 세운 김수로왕이다.
남진원<강원아동문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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