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와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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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와 호랑이
  • 남진원
  • 승인 2017.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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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무더운 여름이었다. 호랑이는 낮잠을 실컷 잤다. 그리고 배가 고파 두리번거렸다. 그때, 작은 쥐 한 마리가 호랑이의 꼬리를 밟아버렸다.
호랑이는 무척 화가 났다. “조그만 녀석이 감히 이 어른의 꼬리를 밟아?”
호랑이는 큰 앞발로 쥐를 움켜잡았다. 그리고 곧 잡아먹을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호랑이의 무서운 얼굴을 보고 생쥐는 너무 놀라 하얗게 질렸다.
“대왕님,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 저를 살려주시면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생쥐는 놀란 얼굴을 하고 울면서 빌었다. 그 말을 듣고 호랑이는 코웃음을 쳤다.
“아니, 너 같이 조그맣고 힘도 없는 놈이 은혜를 갚는다고?”
“대왕님께서 어려운 일을 당하면 꼭 도와드리겠습니다.”
“으하하하하. 이런 놈을 봤나? 너 같은 녀석에게 내가 도움을 받을 때가 언제 있겠느냐? 네 마음이 기특하여 살려는 주는 것이다.” 혼이 나간 쥐는 수없이 절을 하면서 호랑이 앞을 물러나왔다.
몇 달이 지났다. 호랑이는 노루를 잡으려고 하다가 그만 사냥꾼의 그물에 걸리고 말았다. 호랑이는 그물에서 벗어나려고 하였지만 헛수고였다.
“산속의 동물들아, 제발 누가 나 좀 구해다오.” 여우와 너구리들은 멀찍이 서서 바라보다 그냥 가버렸다.
“아이쿠, 나 죽는다. 좀 살려다오.” 호랑이는 자꾸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힘이 점점 빠져갔다.
그때였다. 조그만 쥐 한 마리가 달려왔다.
“제가 구해드릴 테니 걱정 마세요.” 호랑이가 보니 전에 그 작은 생쥐였다.
‘저렇게 작은 녀석이 나를 구하겠다고?’ 호랑이는 다시 절망에 빠졌다.
“대왕님, 저를 아시겠습니까?”
“너의 용기는 좋지만 어디 이 큰 나를 어찌 구할 수 있나. 어서 가서 네 할 일이나 하거라.”
“제가 은혜를 갚는다고 하지 않았나요? 제가 대왕님을 구해드릴 테니 잠시만 참으세요.”
생쥐는 송곳 같은 이로 그물의 줄을 쏠기 시작하였다. 얼마쯤 지나고 나니 그물은 뚝뚝 끊어졌다. 호랑이는 그물에서 풀려났다.
“정말 너의 도움을 받을 줄 몰랐다. 참으로 고맙다. 네가 내 목숨을 살렸구나.”
“대왕님이 저를 살려주셨기에 제가 살려드렸습니다. 저는 제 할 일을 했을 뿐인 걸요.”
생쥐는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즐거운 마음으로 어디론가 사라져갔다.
남진원<강원아동문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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