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어린이들은 어떤 말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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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어린이들은 어떤 말을 할까?
  • 최재은교사
  • 승인 2017.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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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샘과 함께하는 책 이야기
여러분들에게는 딱 친구가 있나요? 딱 친구란 ‘단짝 친구’를 나타내는 북한 말이에요. 통일이 되면 우리 교실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요?
“공부랑 학원이 다 뭐람? 콤퓨타 게임에 카톡 초대는 뭐라니? 공부 말고 놀 줄은 아니? 통일하고 와보니 남조선 동무들 너무 이상합네다. 그깟 점수랑 학원에 목매고 용돈에, 먹을 거에 이것저것 다 있는데 걱정만 많지 않겠습네까? 혜산 출신 나 리영춘, 끼리끼리 놀 줄 모르는 남쪽 동무들에게 다 같이 어울리는 법을 알려드리겠시오.”
이 책은 북한 혜산 출신 영춘이가 통일이 된 후 교실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남한 아이들은 다 출신 성분이 좋니? 모두 코피 터지게 공부하는 걸 보면 말이다.” 통일이 되기 전 북한에서는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소용없었다. 출신 성분이 좋지 않으면 대학교 가기도 어려웠고 좋은 직업을 가질 수도 없었다. 출세는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래서 출신 성분이 좋지 않으면 굳이 공부를 잘하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통일이 되면 과연 통일 교실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리가 사용하는 말을 북한 친구들도 다 이해할 수 있을까? 북한에서는 친구 집에 갈 때 어떤 선물을 준비해 갈까? 어느 날 북한에서 온 영춘이는 좋아하는 같은 반 친구 나인이에게 생일 초대를 받았습니다. “내래 여동무한테 초대 받았습네다. 인민 여배우보다 훨씬 예쁜 아이입네다. 그런데 빈손으로 갑네까?” 나는 불퉁하니 말했다. “아이고야, 우리 영춘이가 아버지를 닮아서 여동무들한테 인기가 많고만, 기래.
초대받아 갈 때는 빈손으로 가면 안 되지. 생닭 한 마리 가져다 줄 테니 그거 갖고 가라, 허허허.” 이후 영춘이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 났을까요?
또 우리 친구 영춘이가 북한 보위부보다 무섭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 책을 읽어보면 우리의 일상 속에서 당연하듯 겪고 있는 남한의 초등학생의 생활을 한번쯤 북한 친구들의 시선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우리 친구들 혹시 여러분의 유일한 친구가 스마트 폰은 아니겠죠? ‘사방치기, 못치기, 메깡치기, 외발뛰기, 외발씨름, 비사치기, 귓속말 놀이…’ 남한에도 비슷한 놀이들이 있지요? 혹시 이 모든 놀이가 생소하다면 학원을 너무 열심히 다니느라 친구들과 놀아 본 적이 없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 북한에서 온 친구들이 함께 같은 반에서 공부하고 있는 친구들도 있을 것이고, 아직 상상조차 되지 않는 친구들도 많이 있을 것 같아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북한 친구들이 남한 친구와 다르다는 이유로 같이 놀기를 꺼려하지는 않았나요?
혹시 여러분!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을 알고 있나요? 서로의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라는 말인데요, 나 이외의 다른 친구들의 모습이 ‘다르다’ 그러니 ‘틀리다’ 또는 ‘나쁘다’라고 생각하지 말고,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서로 간의 ‘다름’을 인정하는 멋진 친구들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최재은<원주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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