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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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협객
  • 남진원
  • 승인 2017.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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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예 솜씨가 뛰어난 젊은이가 살았다. 이름은 ‘충’이었다. 스승은 충에게 검법을 가르치면서 항상 사람을 살리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일렀다. “이제 너의 검술 실력도 최고의 경지에 도달할 날이 멀지 않았으니 더욱 수련에 힘써라.” “예, 사부님!” 충은 스승의 말씀대로 피나는 수련을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스승이 말했다. “이제 한 번 너의 실력을 보여 보아라.” “예, 스승님.” 충은 이렇게 말하고 칼을 뽑았다. 젊은이의 칼이 한번 허공을 가르자 검광이 눈부신 빛을 발했다. 거대한 나무 밑둥치가 썩은 나무처럼 퍽, 퍽 쓰러졌다. 충의 검법은 마치 용이 춤을 추는 듯했다. 스승은 알았다. 충이 검술의 최고가 되었다는 것을.
“너의 재주를 함부로 뽐내지 마라.” “명심하겠습니다.” 충은 산을 내려왔다. 충은 세상을 다니며 나쁜 무리를 보면 혼내주었다. 어느새 충의 이름은 강호에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의 명성이 알려지자, 부잣집 아가씨가 충을 좋아하였다. 충도 아가씨가 너무 예뻐 단번에 마음을 빼앗겼다.
어느 날 충은 부잣집 아가씨인 애인과 함께 멋진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였다. 술이 취하자 충은 갑자기 애인 앞에서 뽐내고 싶었다. “이 세상에서 검술이 뛰어난 자가 있으면 나와 봐, 나와 보라구!” 사람들은 술 취한 충을 보고 모두 놀래었다. 어떤 사람은 겁에 질려 슬금슬금 도망을 갔다.
그 모습을 보고 충은 더욱 크게 소리를 질러댔다. “으하하하, 아무도 나를 당하지 못할 거야. 나는 천하 고수니까.” 젊은이가 칼을 한 번 크게 휘둘렀다. 그러자 사람들이 더욱 겁에 질렸다. 아가씨가 말려도 듣지 않았다. 그때였다. 조용히 음식을 먹던 갓 쓴 노인이 지팡이로 몸을 가누며 말했다.
“여보시오, 젊은이? 검술은 자랑하기 위해 배웠소?” 그 말을 들은 충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흥, 노인네가 못하시는 말씀이 없으시군. 저와 한번 겨뤄보겠다는 말씀이신가요?” “못 할 것도 없지.” 순식간에 긴장감이 돌았다.
갓 쓴 노인은 지팡이를 들고 충을 향해 섰다. 갑자기 노인의 지팡이가 충을 향해 날아갔다. 지팡이는 번개 같았다. 놀라운 일이었다. 젊은이는 손 한 번 제대로 써 보지 못하고 푹 쓰러졌다. 갓 쓴 노인은 젊은이를 한동안 내려다보다가 발길을 돌렸다.
남진원<강원아동문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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