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을 믿은 김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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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을 믿은 김노인
  • 남진원
  • 승인 2017.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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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에 어느 마을에 착한 농부가 살았다. 이웃집에 가난한 사람이 있으면 먼저 양식을 꾸어주었다. 그리고 잠잘 곳이 없는 사람이 찾아오면 재워주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 농부는 마을에서 부지런하기로 소문난 사람이었다. 그는 마을에서 제일 먼저 일어나 밭으로 나가는 부지런한 농부였다.
어느 해 가을이었다. 농부가 무를 심었는데 어찌나 잘 자랐는지 무가 아기 몸뚱이만 한 것들이 수두룩하였다. “이렇게 큰 무는 처음 보는구나! 여보, 마을 사람들에게도 나누어 줍시다.” 농부의 아내는 좋아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래야지. 이렇게 농사가 잘 된 것은 마을을 잘 다스리는 어진 원님 덕분이야. 가장 큰 것을 골라 원님에게 드려야겠소.” 농부와 농부의 아내는 무를 마을 사람에게 조금씩 나누어주기로 하였다. 그리고 가장 큰 것을 골라 원님에게 드리기로 하였다.
농부는 무를 원님에게 가지고 갔다. “원님, 저는 이 고을에 사는 농부입니다. 올해엔 원님께서 마을을 잘 다스려주셔서 농사가 잘 되었습니다. 이웃 사람들과 나누어 먹을 것은 남겨두고 제일 큰 무를 가져왔으니 받아 주십시오.” 농부의 말을 들은 원님은 기뻐하였다.
“이렇게 착한 농부가 있나? 그렇다면 즐겁게 받아두겠다.” 원님은 농부의 말을 듣고 이방을 불렀다. 착한 농부에게 선물을 주고 싶었던 것이다.
“요즘 들어온 것 중에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이냐” 그러자 이방이 대답했다. “예, 커다란 황소입니다.” “그럼, 이 농부에게 그 소를 선물로 주어라.” 원님은 무를 가져온 농부에게 커다란 황소를 선물로 주었다. 착한 농부가 원님에게 무를 드리고 황소를 받았다는 소문은 온 마을에 퍼졌다.
“아니, 무 하나를 바치고 황소를 얻었단 말이야?” 욕심이 많기로 소문난 김노인은 입가에 빙그레 웃음을 머금었다. ‘그렇다면, 내가 황소를 바쳐야겠구나. 황소를 바치면 논 몇 십 마지기는 주시겠지.’ 김노인은 이렇게 생각하자, 당장 황소를 끌고 원님에게 갔다. “원님, 저는 지금 까지 소를 길러왔지만 이렇게 잘 자란 소는 처음입니다. 아마도 원님의 덕분인줄로 아옵니다. 그래서 이 황소를 드리려고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원님은 김노인의 마음이 갸륵하다고 칭찬하고는 이방에게 요즘 어떤 물건이 들어왔는지 물었다. 그러자 이방은 큰 무가 있다고 하였다. “그거 좋겠구나! 그 무를 이 노인께 드려라.” 무를 받아든 김노인은 화가 나 미칠 것 같았지만 그저 고맙다는 말만 연신하고 무를 받아가지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남진원<강원아동문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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