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가족은 숲 속에서 다람쥐가 지나가는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랐다. 여우 아저씨가 날이면 날마다 찾아와서 행패를 부렸기 때문이다. 고민을 하던 토끼 가족들은 모여 앉아 대책을 의논하였다. “이러다간 내 명대로 살지 못해!” “어디로 도망을 갑시다.” “도망을 가면 뭘 해? 그곳까지 찾아와 괴롭힐 텐데….” “늘 두려움에 떨어야 하니 정말 못 살겠어!” 가족들은 모두 한마디씩 했다. “이렇게 지내느니 차라리 모두 물에 빠져 죽읍시다. 그게 편할 것 같아요.” 토끼 가족들은 그게 낫다고 생각하였다. 그들은 모두 호수로 몰려갔다.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풍덩 풍덩 풍덩…’ 개구리들이 토끼를 보고 무서워 겁을 먹었던 것이다. 그래서 모두 물속으로 뛰어들었던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본 할아버지 토끼가 말했다.
“얘들아, 우리를 무서워하며 도망가는 친구들도 있구나!” “그래요, 그래!” “우리보다 훨씬 겁쟁이들이어요.” 토끼 가족들은 모두 한마디씩 했다. 조금 전에 죽으려고 했던 일이 부끄러웠다.
“우리가 스스로를 너무 어리석게 여겼구나! 자, 용기를 갖고 다시 살아 나가도록 하자. 여우에게도 기다려 달라고 용기 있게 얘기하고 열심히 돈을 벌도록 하자꾸나.” 토끼 가족들은 오랜만에 활짝 웃으며 숲 속의 집으로 돌아왔다. 둘째 아들 토끼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함께 안고 경쾌한 발걸음을 옮겼다.
남진원<강원아동문학회장>
저작권자 © 어린이강원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