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살의 나이 차이도 불구하고 깊은 우정나눠
18세기 뛰어난 음악가 직접 실력 겨루던 시대
상대방 작곡 악보로만 만나 존경·이해·소통

오늘은 24살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열렬한 우정을 보여준 모차르트와 하이든이야기를 하려합니다.
1784년 당시 천재 작곡자라 불리던 하이든은 52세 때, 28세의 어린 작곡자 모차르트를 만나게 되지요. 하이든은 이미 당대 최고의 작곡자로 인정을 받고 있었고, 모차르트는 빈의 작곡가들처럼 젊고 감동적인 작품들로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 더욱 힘쓸 때였어요. 이들이 살던 당시는 18세기로 뛰어난 음악가들이 직접 만나서 실력을 겨루는 것이 커다란 흥밋거리였답니다. 이 시대에는 서로 만나 즉흥연주를 하며 음악가의 실력을 보여주며 서로의 음악성을 판단했어요.
하지만, 두사람은 즉흥 연주를 겨루지 않았답니다. 서로의 명성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고, 모차르트는 평소 하이든을 ‘파파 하이든’이라고 친근하게 부르며 마음 속으로 존경했어요. 상대방이 작곡한 곡을 악보를 통해 만나고, 상대방을 이해하며 서로 소통할 수 있었지요.
하이든은 당대 최고의 작곡자라 일정이 바빠서 모차르트를 직접 만날 기회가 흔치 않았어요. 그러던 어느날, 모차르트가 하이든을 위해 현악 4중주 파티를 열었어요. 하이든이 작곡한 러시아 4중주곡을 듣고, 모차르트가 자신의 입장에서 변형시킨 ‘러시아 4중주곡’을 연주했는데, 이는 하이든의 곡보다 감미롭고 더 정교한 구성으로 되었답니다. 하이든의 ‘러시아 4중주’ 곡을 듣고 감흥을 받은 모차르트가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공들여서 만든 작품을 보게 된 하이든은 모차르트의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신 앞에서 정직한 인간으로서 말하는데 당신의 아들은 내가 알고 있는 그 누구보다도 위대한 작곡자입니다. 그는 감각이 뛰어나고 작곡에 대한 깊은 지식에 통달해 있습니다.”
하이든은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알아보았고, 그가 자신의 능력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용기를 가진 음악가였던 거죠. 이는 당대 최고의 음악가가 젊은 모차르트와 비교될 수 있는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모차르트의 천재적인 실력을 인정한 하이든이 오늘날 우리들에게 존경받는 이유 중 하나겠지요.
모차르트 역시 자기 작품이 하이든을 능가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거예요. 그러나 자기의 작품으로 존경하는 선배를 무안하게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인품을 갖추었던 음악가였답니다. 자칫 서로 경쟁하고 서로의 음악세계를 존중하지 않을 수도 있었던 두 사람은 서로의 음악을 존중하고 서로 인정해 주는 미덕을 갖춤으로써 우정을 싹틔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선생님은 우리 어린이들이 모차르트와 하이든처럼 음악 세계를 존경하고 지켜주고자 했던 두 음악가의 우정을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여러분, 친구의 뛰어난 점을 인정해 주고, 부족한 점을 감쌀 즐 아는 멋진 어린이로 성장하기를 기대할게요.
최소영<춘천 성원초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