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입력이 아니라 출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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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입력이 아니라 출력이다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17.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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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우리의 감정은 참으로 복잡하고 다양하다. 누구는 책으로 승리했지만 누구는 책으로 망했다고 말한다. 신기한 것은 이 땅에 사는 20대 이상의 세대들은 공부를 하고 있는 10대들에게 다 같이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독서를 하면 무엇이 좋아지고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논의는 생략한다. 알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그 이유를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면 20대 이상의 세대들이 왜 자신의 후배나 자식들에게 독서를 강조하고 있는가? 간단하다. 세상에 나와 살아 보니 독서만큼 더 귀하고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이 없다고 느낀 것이다.
교과서는 직구다. 신문과 책은 변화구다. 같은 것을 놓고 누구는 이것이 옳다 말하고 누구는 저것이 옳다 말한다.
정답은 당연히 없다. 오로지 그 판단은 자신의 몫이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과 판단도 당연히 자신의 몫이다. 이런저런 이유 등으로 우리는 책을 많이 읽으면 훌륭한 사람이 되는 줄로 알았다.
안 그런가. 대부분 사회적 성공자들은 모두 어려서부터 독서광이었고, 세계 어느 나라의 어떤 분야의 사람도 책을 떼어 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하였다. 수년 전부터 학교마다 독서 교육이 불었다. 예산도 집중해서 더 배정하였다. 온갖 다양한 독서활동이 여기저기서 펼쳐졌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기대하는 산출이 보이지 않았다. 엄청난 인력과 예산과 책들이 입력되었지만 보기 좋은 출력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토론을 잘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훌륭한 인성의 변화나 태도의 변화, 사회적인 교양 수준이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수준도 아니다. 대체 얼마나 더 읽어야 한단 말인가? 입력에 우선하여 읽고 그것을 잘 암기하여 교과서대로 말하거나 쓰면 그것이 답이고 진리였다. 그래서 교과서 말고 다른 책을 보면 반드시 이런 말을 들었다.
“이 녀석이 시험 때 책을 읽네. 정신이 있어 없어.” 상상해 보자. 그럼 언제 읽어야 한다는 말인가? 아무리 많이 읽어도 바르게 출력되지 않고 쌓인 것은 다 썩었다. 오히려 자기 이익의 수단으로 활용하였고, 기대하는 성숙한 독서가 되지 못했다. 입시를 위해서 읽었고, 자소서 작성에 필요해서 읽었다고 기재하였다.
독서 골든벨의 1등이 정말로 책을 잘 읽은 학생인가. 아니면 정해준 책을 문제집처럼 공부한 학생인가. 그 결과는 어떤가? 만약 우리가 먹는 밥을 입안으로 집어넣기만 하고 배출이 되지 않는다면 그 이후는 누구도 상상할 수 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내 안으로 들어오는 모든 정보는 내 생각과 의견과 주장을 남과 이야기하고 비교하고 드러내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하기 위한 것으로 바꾸어야 한다. 즉, 독서는 이제 입력이 아니라 출력이 되어야 한다. 내 생각을 바탕으로 남과 싸워서 이기고 지는 승패를 가르는 대립 토론에서 벗어나야 하고 자신만의 감정을 담은 독후감이 아닌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을 위한 글이 되어야 한다.
책 읽기 전의 나는 책을 읽고 난 후의 나와 달라야 한다. 마찬가지로 좋은 독서란 이젠 많은 것을 입력한 독서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남의 생각과 주장과 연결하여 새로운 가치로 만들어 내는 출력형 독서가 되어야 한다.
이정균<책따세 이사·초등 출력 독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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