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화나게 해 보세요
상태바
엄마를 화나게 해 보세요
  • 이신애사서교사
  • 승인 2017.06.0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서샘과 함께하는 책 이야기
우리 친구들은 오늘 아침 엄마랑 신경전 벌이고 등교를 했나요.
엄마한테 꾸지람을 들었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엄마를 화나게 하는 확실한 방법 사서샘이 알려줄게요. 무조건 어지르기, 온종일 비디오 게임하기, 늦게 자기, 괴상망측한 표정 짓고 못된 말만 골라하기, 안 씻기, 불량식품 입에 달고 살기 등 엄마를 화나게 할 확실한 방법 열 가지를 콕콕 집어 자세히 알려 줄 테니 여기 적힌 대로만 하면 엄마는 머리끝까지 화가 나고 말 거예요.
우리 친구들의 가장 중요한 관계 중 하나가 아마도 엄마와의 관계일 듯싶어요. 아침에 눈 뜨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그리고 자기 전 가장 늦게 보게 되는 엄마. 언제나 날 사랑하시는 듯 그러면서도, 어쩔 때는 너무 엄하고 무서운 우리 엄마. 이 책을 읽다 보면 이런 엄마의 마음을 헤아려볼 수 있답니다.
우리 엄마가 화를 내는 상황이 바꾸어 놓고 본다면 나도 화를 낼 만한 상황이라는 것을요. 사서샘에게도 말괄량이 딸과 개구쟁이 아들이 있는데요. 매일매일 전쟁하듯이 지낸답니다.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머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기도 하는데 그래도 이상한 것은 그 순간에도 딸과 아들을 사랑한다는 건 변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정말 이상하죠. 분명 다른 사람이 나에게 그러면 그 사람이 싫을 텐데 딸과 아들은 그렇지 않아요. 화는 나지만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이상한 관계. 며칠 전 사서샘네 아들은 화장실 변기에 칫솔, 치약, 빗, 비누 등 모든 욕실용품을 넣고 물을 내려버렸답니다. 심지어 잠깐 동안 집을 어지르는 수준은 상상을 초월한답니다. 사서샘도 물론 화가 나지만 그래도 이상한 건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것.
만약 우리 친구들이 엄마와 계속 행복하게 잘 지내고 싶다면 엄마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세요. 불과 몇 년 전까지는 엄마가 하루 종일 재잘재잘 내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 주셨답니다. 이제는 엄마가 어떤 일에 행복해하시고 어떤 일에 슬퍼하시는지 귀 기울여주세요.
엄마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거나 여행이 힘들다면 가까운 도서관에, 도서관이 지겹다면 예쁜 카페 등에 가서 엄마와 단둘만의 시간을 보내 보세요. 모든 관계에 있어 행복하기 위한 시작은 서로의 이야기를 하고 들어주는 것이랍니다.
이신애<동해 청운초 사서교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