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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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신상담 (상)
  • 남진원
  • 승인 2017.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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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신상담’이라는 말은 ‘가시나무 위에서 자고 엄청 쓴 곰의 쓸개를 핥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
원수를 갚기 위하여 고생을 참고 견딜 때 쓰는 말이다. 이 말이 요즘은 ‘뜻을 세워 일을 이루기 위한 고통의 나날’이란 뜻으로도 쓰인다.
춘추 시대였다. 월나라 왕(越王) 구천(勾踐)과 오나라 왕 합려(闔閭)는 취리(절강성 가흥)라는 곳에서 싸웠다. 그때 합려는 크게 패하였는데 적의 화살에 손가락을 다쳤다. 손가락의 상처가 악화되는 바람에 목숨을 잃었다. 기원전 496년이었다. 합려왕이 세상을 떠날 때에 합려는 아들인 부차(夫差)에게 반드시 월나라의 구천 왕을 쳐서 원수를 갚으라고 유언을 하였다.
오나라 왕이 된 부차는 아버지의 유언을 잊지 않으려고 ‘쓸개를 씹으며 자기 방을 드나드는 신하들에게 방문 앞에서 부왕의 유언을 외치게 하였다. ‘와신상담’을 하는 것이었다.
“월나라 왕 구천이 이 아버지를 죽인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때마다 부차는 “예, 결코 잊지 않고 3년 안에 원수를 갚겠습니다!”하고 외쳤다. 이처럼 밤낮없이 복수를 맹세한 부차는 은밀히 군사를 훈련하면서 때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이 사실을 안 월나라 왕 구천은 부하인 범려(范閭)가 말렸으나 듣지 않고 먼저 공격을 감행하였다.
그러나 월나라 군사는 복수심에 불타는 오나라 군사에 크게 패배하여 회계산(會稽山)이란 곳으로 숨었다. 오나라 군사가 포위하자 진퇴양난에 빠진 구천은 범려의 계략에 따라 우선 오나라의 재상 백비에게 많은 뇌물을 준 뒤 부차에게 신하가 되겠다며 항복하기를 원하였다.
월나라 구천은 항복했다. 이때 오나라의 충직한 신하인 오자서(伍子胥)가 간곡히 말했다. “폐하, 후환을 남기지 않으려면 지금 구천을 반드시 죽여야 합니다.” 그러나 부차 왕은 오자서의 말을 듣지 않았다. 백비의 진언에 따라 구천의 청을 받아들이고 귀국까지 허락했던 것이다.
남진원<강원아동문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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