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미잘 뇌 없고 단순한 신경 조직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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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미잘 뇌 없고 단순한 신경 조직만 있어
  • 어린이강원일보
  • 승인 2011.03.2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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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어서 서둘러요! 출발 5분 전이에요! 서두르지 않으면 타임머신을 놓쳐요! 저기 타임머신 ‘강원호’가 벌써부터 대기해 있어요.

어디로 가느냐고요? 6억 년 전 까마득한 옛날 옛적으로 간답니다.

뇌는 6억 년 전에 막 생성되기 시작했거든요.

준비 완료! 자, 출발해 볼까요? 친구들, 이제부턴 느긋한 마음으로 바깥 풍경이나 즐기세요.

목적지까지 제가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막간을 이용해 퀴즈풀이나 할까요.

인간을 다른 동물들보다 영리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힌트! 사람들은 생각할 때, 기억할 때는 물론이고, 그 밖의 많은 경우에 이것을 쓴답니다.

정답은 바로 뇌입니다.

동물은 움직여 먹잇감 구하고 위험에 대처라기 위해 뇌 필요
식물은 햇빛 물 공기 만으로도 살 수 있어 뇌 필요치 않아


두 번째 퀴즈.

동물도 뇌를 쓸까요? 동물은 어리석어서 뇌를 쓰지 못한다고요? 정답은 Yes! 동물도 뇌를 씁니다.

인간처럼 영리하지는 않지만, 다른 동물도 먹이를 구하거나 짝을 찾기 위해, 아니면 위험을 피하거나 살아남기 위해 뇌를 쓴답니다.

자, 마지막 퀴즈.

왜 동물에게만 뇌가 있을까요? 식물은 왜 뇌가 없을까요? 답은 간단해요.

동물은 움직이기 때문에 뇌를 필요로 하고, 식물은 자율적으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뇌가 필요하지 않아요.

식물은 햇빛과 물, 공기만으로 영양분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먹이를 찾아 움직일 필요가 없어요.

그러나 동물은 햇빛과 물, 살 수 없잖아요.

그래서 먹이를 찾아 스스로 움직이도록 진화했죠.

동물은 달음박질하고, 숨고, 싸우고, 때로는 죽음을 무릅쓰면서 사냥을 한답니다.

동물은 움직이기 위해 지구의 중력에 저항하면서 수축운동을 하는 근육을 발달시켰어요.

그리고 수축운동을 재빠르고 차질 없게 하기 위해 신경이라는 전기적 신호망을 온몸에 깔았죠.

이러한 신경이 수만, 수억 개씩 모인 것이 동물의 뇌죠.

즉 뇌란 동물이 움직여서 먹이를 얻고 개체를 유지해 가기 위해서 만든 전기적 정보체계인 셈이죠.

친구들, 밖을 보세요.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속도를 조금 더 내겠습니다.

좋아요.

여기로 오세요.

이곳은 6억 년 전의 까마득한 옛날 옛적의 바닷속입니다.

당시 뇌는 이곳에 살던 생물들에게서 생겨나기 시작했죠.

이들은 대부분 혼자서 몸을 움직이지 못해서 돌이나 바위에 찰싹 달라붙어 살았어요.

그들은 한 자리에 머물면서 작은 물고기나 새우 등을 잡아먹고 살았죠.

저기 느림보 말미잘을 보세요.

열심히 움직이지만 너무 느려 제 자리에 있는 것 같네요.

좀 더 가까이 가 볼까요.

어때요? 몸 여기저기 신경세포가 보이죠.

이 신경세포들은 서로서로 연결돼 하나의 망을 이루고 있어요.

하지만 이 신경망은 뇌라고 하기엔 너무 간단해요.

그래서 우린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말미잘에겐 뇌가 없고 단순한 신경 조직만 있다.”

이번에는 해파리를 한번 볼까요? 엄마가 시장에서 사 와 요리해 주시는, 바로 그 해파리에요.

겨자소스를 살짝 끼얹은 해파리냉채, 식탁에 올라온 해파리는 아주 볼품없죠.

마치 축 처진 고무줄 같아요.

하지만 살아 있는 해파리는 다르답니다.

밤이 되면 투명한 보랏빛으로 빛나요.

그리고 선녀처럼 날아다니죠.

또 해파리는 세계 최고 속도왕으로 세상에서 먹이를 가장 빨리 제압하는 사냥꾼이랍니다.

작은 주머니(자포)에서 가시를 뽑아내는데 그 속도가 불과 1,000만 분의 7초.

가시를 통해 독성 물질이 뿜어져 나오기 때문에 먹잇감은 일단 찔리면 꼼짝 못해요.

바로 이때 먹잇감을 꿀꺽하죠.

그런 해파리의 뇌는 아주 클 것 같죠? 그런데 아쉽게도 해파리는 뇌가 없습니다.

하지만 뇌라고 부를 수 있는 기관은 있어요.

몸속에 핏줄같이 생긴 줄들이 얼기설기 엮여 있는데, 그게 바로 해파리의 뇌랍니다.

해삼은 보통 2만 개의 뇌세포를 갖고 있어요.

사람들의 뇌세포(1,000억 개)와 비교하면 아주 간단한 편이죠.

매우 적긴 하지만 그 덕에 해삼은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답니다.

멍게는 다 자라면 자기 뇌 먹어치워


저기 홍시 빛깔의 멍게가 보이죠? 멍게는 빛깔이 참 곱고 향도 좋아요.

멍게는 아주 엽기적이랍니다.

어릴 땐 돌아다니면서 사냥을 해요.

따라서 뇌를 가지고 있지요.

그러다 다 자라면 한 곳에 들러붙어 바닷물을 따라 이동하는 플랑크톤을 먹으며 살아가요.

그럼 더 이상 헤엄치면서 돌아다닐 필요가 없겠죠? 그래서 멍게는 자기 뇌를 꿀꺽 먹어 치운답니다.

“이거 에너지만 지나치게 쓰잖아.

거추장스럽군.”하면서요.

그 자리는 어떻게 되냐고요? 거기엔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신경세포들이 대신 자리 잡지요.

어떤 학자는 멍게의 이런 행동이 ‘종신 토지소유권’을 갖는 것 같다고 했어요.

더 이상 뇌가 필요 없어지면 아예 없애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요? 누가 알겠어요.

인간도 더 이상 생각할 필요가 없어지거나 또 더 이상 생각하려고 하지 않으면 거추장스런 뇌를 내다 버릴지도…….

뇌가 세상에서 가장 큰 향고래는 몸무게는 0.02% 차지
사람은 뇌 무게 4.150g이지만 몸무게의 2% 에 해당
뇌는 상대적 크기로 사용능력 차이 발생


사람을 다른 동물들보다 똑똑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물론 뇌에요.

그런데 뇌가 크다고 더 똑똑한 것은 아니랍니다.

고래와 코끼리는 사람보다 더 큰 뇌를 가졌지만 간단한 덧셈문제도 어려워 할 테니까요.

더 중요한 것은 뇌의 상대적 크기에요.

사람의 뇌는 1,450g으로 몸무게의 2%지요.

세상에서 가장 큰 뇌는 향고래의 뇌로, 그 크기가 9,000g에 이르지만, 전체 몸무게의 0.02%에 지나지 않아요.

신경세포간의 연결도 중요한 문제예요.

신경세포들이 네트워크로 많이 연결돼 있으면 뇌에서 더 많은 양의 정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요.

사람의 뇌는 다른 동물보다 신경세포 간 연결이 복잡하고 정교해요.

이것이야말로 인간이 어떻게 세계를 지배할 수 있게 되었는지를 말해 주는 뿌리가 아닐까요? 하지만 가장 단순하고 원시적인 동물의 뇌도 정말 놀라운 일들을 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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