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나 ‘화’ 표현해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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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나 ‘화’ 표현해도 괜찮아요
  • 김미영
  • 승인 2016.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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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화를 통제하지 못하는 아이가 걱정됩니다.
아이가 화가 나면 통제를 못해요. 엄마인 저에게도 막 화를 내며 어쩔 줄을 모릅니다. 어른에게 화내면 안 된다고 혼내기도 하고 타일러 보기도 하지만 잘 안 됩니다. 학년이 올라가면 더 문제가 될 텐데 걱정이 됩니다.(초3 남, 학부모)

A.슬픔이나 화가 좋지 않은 감정이라 표현하면 안되는 것이 아닙니다. 화를 참기보다 그때그때 적당한 감정 표현을 해 풀어 나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이런 감정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더불어 화를 표현하는 건강한 방법을 알려주세요.

살면서 화날 때가 분명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화를 다스리는 법을 잘 배우지 못했지요. 혹시 엄마와 아빠는 화를 잘 통제하고 계시는지 생각해 보세요. 부모님도 화는 참아야 하는 것이라 배웠고, 화를 내는 것은 나쁜 것이라고 배우셨을 겁니다. 그래서 부모님들은 화를 참으려고 애씁니다.
화는 참다보면 언젠가 폭발하게 됩니다. 많은 부모님은 화를 참다가 참다가 어느 날 냉정함을 잃고, 말과 행동으로 자녀들에게 야단을 치고, 창피를 주며, 비난을 퍼붓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고 죄책감을 느끼며 후회를 하게 되는 것을 반복하게 되지요. 이런 부모의 행동을 보고 자란 자녀는 똑같이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아마 자녀도 참다가 참다가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 화를 내게 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자녀에게 화를 억압하도록 하면 당연히 화를 잘 다스리기가 어렵고 부모에게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숨길 수 있어서 사춘기가 되면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화를 참기보다는 그때그때 적당한 감정 표현을 적당한 말로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님이 먼저 자녀들에게 화를 폭발하기보다 화나는 순간순간의 감정을 그때그때 적절하게 표현하는 모습을 보여 줄 필요가 있습니다.
건강한 부모들은 자신의 화를 의식하고 그 감정을 숨기지 않습니다. 자신의 기분이 어떤지,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고 이후에 어떻게 행동했으면 좋겠는지를 구체적으로 요구합니다. 말 안 해도 알겠지 생각하고 구체적인 요구 사항에 대해 말을 하지 않으면 자녀는 잘 모릅답니다. 친구들이 보는 앞이나 동생이 보는 앞에서 꾸짖어서는 안 됩니다. 이는 자녀를 기분 나쁘게 자극하여 더욱 사납게 행동하게 만들 따름입니다.
기쁨과 즐거움은 좋은 감정이라 표현해도 되고 슬픔이나 화는 좋지 않은 감정이라 표현하면 안 되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 느낄 수 있고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음을 알려줄 필요가 있답니다.
화가 났을 때 좋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제재를 해야겠지만, 감정 표현에 대해서는 모두가 소중한 것임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부모님 먼저 화를 표현하는 것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할 것 같아요. 자녀는 보고 배울 겁니다.
김미영<도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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