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이 음악은 비발디만이 작곡할 수 있는 음악이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비발디는 음악가이기 전에 사제(가톨릭 등에서 일정 품급의 자격을 구비하고 성사와 미사를 집행하는 성직자), 즉 신부님이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의 눈으로 본 사계절과 하나님을 섬기는 신부님의 눈으로 본 사계절은 분명 달랐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비발디의 사계는 음악으로 그려놓은 풍경화 같은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수상가옥으로 유명한 베네치아에서 태어난 비발디는 바이올린 연주 및 음악적인 재능이 뛰어났지만 20세 무렵 음악가가 아닌 사제가 되었답니다.
사제의 일보다 음악을 더 사랑한 비발디는 머리카락 색마저 빨개서 ‘빨강 머리 신부’라고 놀림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비발디는 1703년부터 40년까지의 오랜 기간에 걸쳐 사제이면서도 사제의 일보다 베네치아 자선 병원 부속의 여자 음악 학교에서 바이올린을 가르치는 일을 하였고 그곳에서 약 450곡의 협주곡을 포함하여 수많은 곡을 작곡했답니다.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는 1711년에 출판된 비발디 최초의 협주곡집인 [조화에의 영감]에 수록된 12곡 중 처음 1번부터 4번까지 차례대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표현한 표제곡(제목이 있는 음악)으로 비발디의 협주곡들은 그 시대의 다른 협주곡들과 다르게 매우 매력적이고 자유로우며 독창적인 작품이어서 독일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흐’마저도 건반용으로 편곡할 정도였답니다.
현재 비발디의 사계는 저작권이 없어(클래식 음악은 작곡자가 사망한 지 100년이 지나면 작곡자의 저작권이 없어짐) 각종 TV 프로그램이나 영화, 광고 및 안내방송, 휴대전화 벨소리나 대중가요의 전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바이올린 독주 파트를 플루트나 오보에, 리코더 등의 관악기 연주로 편곡 하거나 곡 전체를 다른 형태의 관현악 혹은 실내악으로 편곡한 1,000여 종의 음반으로 제작되어 우리 생활 속 깊이 스며있는 매력적인 음악으로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음악이 되었답니다.
비발디 사계는 전곡 약 40분 정도 연주되는데, 그중에서 선생님은 죠수아 벨이 연주하는 여름 3악장과 로맨틱한 겨울 2악장 속으로의 여행을 가장 좋아합니다. 어린이 여러분도 비발디의 사계를 들으며 아름다운 가을, 음악 속으로 여행을 떠나 보세요.
유 영 화
춘천 봉의초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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