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세월 동안 인간이 진화하면서 나타난 변화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점은 뇌가 급속도로 커졌다는 거예요.
400만 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뇌용량은 400cc였는데, 이 용량의 뇌만큼 진화하기까지는 수억 년이 소요 됐죠.
그러나 인류가 오스트랄로피터쿠스의 뇌용량에서 1,450cc의 뇌로 진화하는 데는 수백만 년 밖에 걸리지 않았죠.
뇌는 왜 그렇게 커졌을까요? 추측해 보면 뇌를 사용하는 빈도의 증가, 특히 언어의 형성을 통한 자극이 주원인이지요.
손도 많은 기여를 했어요.
자유로워진 두 손은 뇌의 명령에 따라 조작하는 처리 기관이 됐죠.
손과 뇌는 서로 의지하면서 서로의 발달을 앞당겼어요.
식생활의 변화(예:육류의 섭취)도 뇌 진화의 원인으로 꼽혀요.
뇌는 매우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요.
인류 조상들은 기타 식량이 더 이상 충분하지 않게 되자 살코기를 먹기 시작했어요.
만약 인간이 초식동물에 머물러 있었다면, 뇌가 세 배까지 늘어나지는 않았을 거예요.
■ 인류의 조상은 어떻게 진화해 왔을까?
훌륭한 과학자도 이 질문엔 머리를 긁적일 거예요.
인류의 진화는 잘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죠.
화석이 많지도 않고, 있다 해도 조각난 화석들이 많기 때문에 이것들을 제대로 짜 맞추어야만 인류 진화 과정을 알아 낼 수 있어요.
마치 조각 그림 맞추기 퍼즐처럼.
한 종이 다른 종으로 바뀌는 것을 보여 주는 화석은 없어요.
변화되는 시기가 빨리 지나갔기 때문에 이런 ‘잃어버린 연결’을 보여 주는 화석이 만들어질 수 없었겠지요.1)
그렇지만 전반적인 진화 과정은 명확해요.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초기 인류로 진화하고 여기에서 오늘날 인류가 탄생한 것이죠.
■ 원숭이와 사람의 중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더 이상 원숭이는 아니지만, 완전한 사람이라고 할 수도 없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남쪽 원숭이’란 뜻).
이들은 동아프리카에서 화석이 발견된 뒤 유인원(긴팔원숭이, 침팬지, 고릴라 등)과 인류를 연결하는 고리로 지목되었어요.
오늘날의 동아프리카는 나무도 별로 없는 메마른 평원이죠.
하지만 몇 백만년 전에는 울창한 정글로 뒤덮여 있는, 원숭이들의 보금자리였어요.
그런데 400만년 전부터 땅이 메마르기 시작했어요.
정글은 줄어들어 나무와 풀들이 사라지기 시작했죠.
이 때 새로운 원숭이 무리가 나타났는데 그들은 두 발로 서서 평원을 돌아다녔어요.
이들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입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여러 형태가 발견되었어요.
화석이 발견된 장소와 화석의 특징에 따라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남아프리카에서 발견),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로부스투스(남아프리카에서 발견),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보이세이(동아프리카에서 발견),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에디오피아의 아파에서 발견)로 분류해요.
이 중 가장 잘 연구된 것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350만 년 전)에요.
두개골은 원숭이와 비슷했지만 발과 발가락, 허벅지 뼈는 사람과 아주 비슷해요.
이런 사실로 볼 때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는 서서 걸어다녔음이 틀림없어요.
■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얼마나 똑똑했을까?
그들의 지능은 원숭이와 비슷했어요.
하지만 그들은 두 발로 서서 걸어 다닐 수 있었기 때문에, 재빨리 움직여 위험을 피할 수 있었죠.
나무가 줄어들자 원숭이들은 그들이 사는 곳이 점점 더 드러나면서 살기가 어려워졌지만,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무리를 지어(30내지 40개체씩) 살고 사냥도 함께 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었어요.
결국 몇몇은 더 큰 뇌와 건장한 체격, 그리고 도구를 만들 수 있는 능력2)을 발달시키기에 이르렀어요.
이렇게 해 최초의 인간이 탄생하게 됐어요.
류영주 선생님
대구가톨릭대학 외래교수
ryj71@c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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