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행복 뒤에는 누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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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행복 뒤에는 누가 있나요
  • 황흥진 선생님
  • 승인 2016.06.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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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백합 ‘순수한 사랑, 번영’

  오늘은 멕시코의 천재작가 ‘디에고 리베라’의 시리즈 작품 ‘꽃 파는 사람’을 소개합니다.
아래 그림을 볼까요, 우리 친구들은 이 그림에서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이 무엇인가요?
선생님은 티 없이 맑고 흰 백합의 우아한 색감이 눈에 확 들어오네요.
눈부신 화려한 컬러가 화면 전체를 환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백합향기가 금방이라도 화면 밖으로 흘러나올 것만 같습니다.
백합꽃의 꽃말을 찾아보니 ‘순수한 사랑’으로 결혼선물로 신랑이 신부에게 선물하거나, 남녀의 참사랑을 고백하는 의미를 담고 있답니다.
또 부와 번영을 상징하고, 프랑스 궁전의 공식 문양으로도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이 탐스런 백합꽃 선물로 사랑과 기쁨으로 행복한 분위기가 머릿속에 저절로 그려지네요.
 
*아름다움을 짊어진 일상

아, 그런데 이 엄청난 아름다움의 무더기 아래 땅 바닥에 꿇어앉은 여인의 모습을 잠시 잊었네요.
밤새 꽃 선별작업을 끝내고, 백합의 생생한 색감과 향기를 조금의 상함도 없이 온전하게 그리고 지체 없이 운반해야 합니다.
백합의 완벽한 아름다움을 위해서는 잠시의 휴식도 허락하지 않습니다.
밤새 노동으로 지친 피로에 잠깐 눈이라도 붙인다면, 그간의 흘린 땀과 시간은 사정없이 시들고 말겁니다.
무엇보다 또 이 꽃을 위해 들어간 빚과 당장 오늘 하루도 부모와 아이들과 함께 먹고 살아야하는 일상을 생각하면 쉼 호흡도 사치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압도하는 백합 무더기를 등에 업고 일어서기가 여간 버겁지 않네요.
여인의 남편도 백합 무더기를 뒤에서 맨발로 끌어안고 안간 힘을 보탭니다.

  “자! 여보, 한번 일어서봐!”
 이렇게 부부는 아름다움을 위한 막중한 노동을 짊어진 일상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답니다.
백합이 번영을 의미한다고 하지만 백합 노동자는 미래의 꿈은커녕, 오늘 하루도 지탱하기가 숨이 찹니다.
이 순간에도 백합은 우아한 자태를 마음껏 뽐내고 있네요.

 
  *꽃을 즐기는 사람과 꽃을 파는 사람

이번에는 꽃바구니를 지고 가다 남편이 쓰러져 있는 작품입니다.
아내는 행여 꽃들이 상할까, 급히 바구니를 붙들었고, 동시에 쓰러진 남편이 다치지는 않았는지 고개를 내밀고 남편을 쳐다보는 모습이 안쓰럽습니다.
  “여보 괜찮아?”
  그러나 남편은 무어라 대답할 기력조차 없습니다.
  리베라는 이렇게 ‘꽃 파는 사람’이라는 연작을 통해 아름다운 꽃과 그 것을 키우고 팔아야 하는 고달픈 삶을 동시에 화면에 담았습니다.
어쩌면 꽃의 화려함 속에 감춰진 노동의 과정과 고통의 신음을 좀 더 의도 한 듯합니다.
한편에서는 프랑스의 상징 문양 백합을 통해 프랑스의 식민지로 겪는 멕시코 민중들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고발한 작품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답니다.
꽃을 즐기는 사람과 꽃을 피우고 파는 노동자의 절묘한 대비를 통해서 말입니다.

아무튼 디에라의 작품에서 우리 친구들이 누리는 맛있는 음식, 좋은 옷, 기쁨, 행복의 이면에 많은 사람의 고통과 노력의 땀이 배여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합니다.
강원어린이 여러분, 오늘 하루도 모두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행복을 위해 애쓰신 분들을 순간이라도 떠올리며.

황흥진 선생님<삼척 정라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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